아트스페이스 라프
2025년 9월 12일 ~ 2025년 10월 2일
전시 《고고학 유희》는 서로 다른 작업 세계를 펼쳐온 연기백, 주세균, 최은철 세 명의 작가가 공유하는 미학적 맥락에서 출발한다. 그들의 작품은 ‘유물’이라는 조형적 언어를 활용해 과거의 흔적을 탐구하고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고고학적 방법론과 본질적으로 상응한다.
고고학은 유적, 유구, 유물 등의 물질적 흔적을 통해 문자로 기록되지 않은 과거 인간의 삶과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고고학자와 같은 자세로 물질문명을 통해 인간의 삶의 흔적을 탐구하며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3인의 작가의 작업을 통해 그 관통하는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하였다.
연기백은 철거와 이주의 현장에서 수집한 사물을 통해 도시의 생활사를 드러낸다. 이전 작업에서 도배지를 한 겹씩 벗겨내거나 오래된 주택을 해부하는 방식은 마치 고고학의 발굴처럼 시간의 흔적을 층위학적(stratigraphic)으로 추적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집한 옛 목가구를 태워 나무의 층을 드러내었다. 이는 조각가 김종영의 조각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조각을 드러내는 독창적 미학 ‘不刻(불각)’에 대한 비평적 계승이자, 물리적 표면을 벗겨내며 그 안에 쌓인 시간성과 기억을 드러내던 기존 작업의 또 다른 변주다.
주세균은 디지털 환경에 떠도는 저화질 이미지를 수집해 재구성한다. 저화질 이미지의 결핍을 직관과 경험으로 보완하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만들어내는 그의 방식은, 단편적 유물을 단서로 과거의 삶을 추론하는 고고학적 방법론과 맞닿아 있다. 그는 또한 우리가 당연시해 온 권위와 규범을 흔들고자 했으며, 특히 ‘국보’라는 물질문명에 주목해 ‘전통’과 ‘보물’이라 부르는 가치를 변형하고자 하였다.
최은철 작가는 본격적으로 발굴 현장을 재현한다. 기후, 환경, 도시, 현대사회에 관심을 두고 이들의 관계와 작용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해 온 작가는 고대 유물의 형상을 설탕으로 재현하며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설탕이라는 재료를 통해 문명의 달콤하고 화려한 겉모습과 그 뒤에 감춰진 덧없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업은 과거와 현재, 생성과 소멸이 교차하는 지점을 성찰하게 하는데 물질문명이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것처럼 우리가 시간 앞에서 영원할 수 없음을 상기시킨다.
유물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서로 다르게 탐구한 세 작가의 작업은, 한 공간에서 소통하며, 관객에게 또 다른 해석과 경험을 열어줄 것이다.
기획: 황규진
참여작가: 연기백, 주세균, 최은철
주최.주관: artspace L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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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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