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큐브미술관
2019년 4월 5일 ~ 2019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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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현(發玄)
강유정의 회화는 기억저편으로 사라진 이런저런 역사적 사실과 사회적 사건의 상흔을 현재적 시점과 관점으로 환기하고 떠내는 지적 노력이다. 태도만큼이나 진지한 그의 회화술(繪畵術)은 섬세하고 따스한 숨결과 호흡으로 가득하다. 생활 주변에서 흔히 만나고 경험하는 지형과 그곳 시공에 잠복되어 있거나 서려 있는 어떤 기운, 혹은 흔적들을 채집하고 확인하려는 미학적 관심과 반영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관심과 작업충동은 역사 서적이나 다큐 등 다양한 자료와 기록물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나아가 사건 현장에 대한 답사를 통해 간접적인 이해와 경험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실천의지로 이어지고 있다.
강유정은 오늘도 몸을 움직여 잃어버린 기억과 시간을 찾아 나선다. 작업실과 학교 주변의 지형으로부터 시작한 애지적(愛智的) 관심과 실천은 최근 제주의 시공과 사건으로 이행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 내장되어 있는 상흔과 식민잔재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떨림과 울림을 또박또박, 혹은 미끌미끌한 특유의 작법으로 발현(發玄)시키고 있다. 사건을 기억하고 그것이 자신의, 우리네 기억 속에 투영(投影)되어 자리매김하는 방식에 대해 주목하고 추체험하고자한 흔치 않은, 쉽지 않은 태도이자 방식이다. 남겨진 흔적과 잊힌 사실 등으로 뒤엉킨, 기억 속으로 ‘버려진 풍경’을 접하고 확인하며 사건의 시공을 따라 들어가는 강유정의 검고 푸른 작업은 이른바 ‘그려진 르포르타주(reportage)’라 하겠다.
출처: 성남큐브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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