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링프로젝트는 2023 년 5 월 10 일부터 6 월 4 일까지 외부 기획 전시 《UNBOXING PROJECT 2: Portable Gallery (언박싱 프로젝트 2: 이동하는 갤러리)》를 개최한다. 2022년 첫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UNBOXING PROJECT>는 압도적 크기의 작품이나 스펙터클이 주는 감탄보다 작은 작품이 전한 감동이 때로는 더 오래, 더 깊이 각인된 경험에서 착안해 시작한 프로젝트로서 작은 박스에 들어가는 크기의 작품을 선보인다. 더불어 언박싱할 때 갖는 기대와 박스를 통해 전해진 마음과 감동이 전시에서 작품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과 유사하기에 ‘언박싱 프로젝트’라 명명하고, 관객을 작가의 작업 세계가 응축된 작은 크기의 작품으로 가까이 다가오도록 초대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슈트케이스 안의 박스 (La Boîte-en-valise)>(1935-1966), 즉 ‘이동하는 미술관(Portable Museum)’을 차용한 ‘이동하는 갤러리’란 주제로 펼쳐진다. 한국 미술계의 주요한 원로 및 중견 작가부터 주목 받는 신진을 포함한 참여작가 17명에게 신작 제작을 커미션했고, 이 전시를 위해 제작한 참여작가들의 ‘이동하는 미니어처 전시장’ 17점을 전시한다.

마르셀 뒤샹은 레디메이드 <샘 (Fountain)>(1917), 모나리자를 전유한 <L.H.O.O.Q.>(1919) 등을 발표, 현대미술의 개념을 확장시키며 수많은 레플리카(replica)를 만들었고, 1935년부터 자신의 회화, 드로잉, 오브제, 레디메이드 작업을 미니어처 버전으로 복제한 ‘이동하는 미술관’인 <슈트케이스 안의 박스>를 제작했다. 그는 이 시리즈를 만들며 “새로운 무언가를 그리는 대신에 내 인생을 나타내는 것을 모으는 게 훨씬 쉬웠고 더 재미있었다”고 그 즐거움을 고백한 바 있다. 여기에서 영감을 받은 《UNBOXING PROJECT 2: Portable Gallery》는 왜 뒤샹은 정교하게 복제된 미니어처 작품들의 모음을 만들며 새로운 무언가를 그리는 것보다 더 재밌다고 말했는지, 왜 작가들은 자신의 기존 작업을 복제하고 전유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이러한 작업의 변주가 그려내는 새로운 창작의 궤적을 재현해보려 한다.

이번 전시의 신작 제작을 위해 《UNBOXING PROJECT 2: Portable Gallery》는 참여작가에게 자신만의 ‘이동하는 갤러리’를 만들어주길 제안했다. 스스로의 예술 실천을 돌아보고 자신의 작품을 차용 및 변주하는 것뿐 아니라, 더 나아가 오마주(homage)로서 다른 작가의 작품을 전유해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드는 것까지 허용하며, 작가만의 ‘이동하는 미니어처 전시장’을 제작할 것을 의뢰했다. 6개의 마이크로 캔버스를 상자에 넣어 작가에게 전달하고, 참여작가는 그에게 의미 있는 작품 6 점으로 구성된 일종의 ‘작은 개인전’이자 컬렉션, ‘이동하는 갤러리’로 만든 작품을 출품 및 전시한다. ‘이동하는 갤러리’는 참여작가의 작업 세계를 미니어처 버전으로 응축해 보이는 동시에 작가의 창작의 근원이자 영감이 되는 작품들의 컬렉션이 되어 궁극적으로 그의 예술 실천을 재현하는 전시장을 보여 준다.

한편, 전시는 박스를 통해 작품을 전달하고 언박싱하는 과정에 주목해 예술의 물리적 이동성을 전시 프로세스 전면에 드러내며 전시 개념으로 전환하는 큐레토리얼 시도이자 제한된 틀로 다양한 작가들을 선보일 때 드러나는 전시 체계에 대한 질문이고, 작가가 ‘큐레이팅’해 만든 ‘이동하는 갤러리’를 다시 큐레이팅하는 액자식 전시 구조 실험이기도 하다. 참여작가 17명의 ‘이동하는 갤러리’는 언박싱되어 전시되고, 다시 박스에 넣어져 컬렉터에게 언박싱의 즐거움과 함께 전해질 것이다. <UNBOXING PROJECT>는 이후 다른 주제의 기획 전시로, 평면 작업뿐 아니라 오브제 및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다루며 지속될 예정이다.

참여 작가: 김아라, 김지원, 김진희, 박기원, 박신영, 서상익, 서용선, 윤향로, 이광호, 이동혁, 이소정, 이승택, 이진주, 정수정, 정주영, 조민아, 편대식 (총 17 명)
전시 기획: 변현주, 채민진
전시 진행: 이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