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arium

중간지점 하나

2021년 9월 4일 ~ 2021년 9월 26일

나무는 그 뿌리에 살아있는 세포 대부분이 존재한다. 세포는 호흡에 산소를 필요로 하고 이에 따라 식물의 뿌리는 대개 지표로부터 15cm 안쪽에서 집중적으로 생장한다. 때론 그 자리가 없을 경우 치열할 정도로 옆으로 횡단하기를 반복해 어떻게든 숨구멍을 찾는다. 유리로 된 분에 식물과 돌, 모래 등을 섞어 작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걸 분경Terrarium이라 하는데 우리는 동명의 이번 전시가 분경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무엇을 은유하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요즘 모듈module이 유행이다. 모듈형 가구, 주택와 같이 때로는 그게 특정 분야의 대세를 이루기도 한다. 식물은 경우에 따라 마치 영생을 하는 것처럼 반대로 생의 대부분의 시간이 죽어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 역시 그들의 생장방식이 모듈형을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물은 각 기관들이 완전한 독립을 이루면서 침범하지 않되 필요에 따라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뿌리, 잎, 줄기가 역할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은 우리 인간이 그토록 찾는 이상적 관계맺음의 모습이기도 한데 그런 까닭인지 오늘날 다수의 영리한 미술 작가들이 식물과 같은 ‘생장’방식을 도모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간지점의 이번 ≪Terrarium≫ 전시는 많은 것의 프로토타입이 될 수 있다. 자기 옆집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제 안에 오롯한 집을 짓는 일, 작업실, 캔버스, 혹은 머릿속 등 어딘가로부터 떠온 작업을 조심히 안착시키고 그것을 고호하는 일, 그리고 안착된 작업이 옆으로 마주선 작업들과 같은 공기로 사이좋게 호흡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일 등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자체를 주제 삼는다는 것이 공간에게도 새로운 형태의 긴장감을 부여하며 관객은 이 모든 걸 관찰함으로써 해당 전시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세 작가의 작품 모두 공히 날씨나 날씨에 대한 촉각적 감상, 그것에 대한 기억 등 일상적으로 맞닿는 요소들이 작업을 견인하는 주제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를 각 작가들의 고유한 생태계, 즉 작은 ‘지구Terra’를 새로운 터에 뿌리 내리는 과정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참여작가: 강동주, 신현정, 하슬기
기획 및 주최: 중간지점
포스터 디자인: 정미정
전시 서문: 기획자 오웅진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출처: 중간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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