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게리 코마린은 협곡을 따라 광활한 자연을 오르고 내려가는 순간들, 이를 삶에 비유한다. 그의 거대한 추상작업은 하이얀 ‘Canyon 협곡’과 그 곳에서 헤맨 발자국을 떠올리게 한다. 하얀 캔버스 위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며 화면 안에 무수한 길과 어떤 형상을 발견하는 과정들이, 그에게는 삶의 여정인 것이다. 작가가 이 전시의 제목으로 하얀 바위 협곡 이라 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최고의 그림은 그 안에서 많이 실패한 그림이다.” 라고 하며 용감히 내려 그은 두터운 물감과 그 위에 여러 겹 덮은 붓터치들이 화면에 가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작가가 평면의 캔버스에 담은 그 시를 읽을 때 우리는 삶의 한 순간에 서 있게 된다.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하나의 시와 같아 그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아줄레주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지금까지 그의 작업을 총망라하여 거대한 추상부터 케이크와 도자기 시리즈, 그리고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야자수 시리즈도 볼 수 있다.
참여작가: 게리 코마린 Gary Komarin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2023년 6월 16일 ~ 2024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