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Fear of Missing Out)

씨알콜렉티브

2021년 10월 7일 ~ 2021년 11월 27일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2021년 기획전시로, 《FOMO(Fear of Missing Out)》를 오는 10월 7일부터 11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지의 산출 과정, 이미지가 담고 있는 정보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줄 알았던 지점이 반전되는 순간 발생하는 욕망과 시야의 한계에 대한 인지, 이미지의 실재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광활해진 스크린은 시야의 한계를 실험한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의 한 부분을 보고 있을 때 다른 부분을 놓치거나 전체를 보며 세부를 지나치는 것은 아주 당연하면서도 불편한 일이다. 또한, 이미지가 갖는 층위가 깊어질수록 우리가 받아들이고 인지할 수 있는 시야의 영역은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커다란 스크린의 어느 한 곳을 주시할 때, 가능한 한 넓은 면적을 눈에 담아 본다. 눈동자가 천천히 혹은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사이 시야의 한계점이 점차 분명하게 느껴진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화면을 대면하고 소위 ‘본다’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는 동안에 한계점 너머의 보이지 않는 지점이 존재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보았을까? 과연 나는 다 본 것이 맞을까? 무언가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두 눈으로 유입되는 시각 정보를 한 치의 빈틈 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눈앞에, 손 위에 잡혀있는 극도로 작아진 스크린에서도 시야의 한계는 존재한다. 디지털 이미지의 현실은 완벽히 제한된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한정되었다. 그리고 그 작디작은 화면 안에 담긴 수많은 응축된 정보들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알처럼 순식간에 흩어진다. 미디어의 발전과 다각화는 우리가 접하는 화면과 플랫폼을 확장시켰고 그로 인해 우리는 나날이 쏟아지는 이미지 앞에서 끝없는 선택의 영역을 마주한다. 화면 안과 밖에서 매 순간에 본 것과 보지 못한, 혹은 볼 수 없는 이미지가 함께 증식한다. 본 것과 보지 못(안)한 것의 격차가 벌어지고 괴리가 생김으로써 눈앞에 있는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행위에 의심이 작동한다. 보지 못하는, 놓치는 부분에 대해 인지를 할 수록 보는 행위는 불편한 감각을 동반한다.

마케팅 전문가인 댄 허먼(Dan Herman)은 기회를 놓칠지 모를 가능성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가 촉진되는 상황의 소비자 심리를 일컬어 “fear of missing out(FOMO)”이라 표현하였다.(2000) FOMO는 경험 주체자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배제의 가능성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현상에 적용된다. 이미지가 갖는 층위가 깊어질수록 우리가 받아들이고 인지할 수 있는 시야의 영역은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동안 놓치는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분명한 불가항력으로 오히려 우리는 눈앞에 놓인, 때론 보이지 않는 프레임의 경계와 화면 안을 바라보는 시야에서 흐릿해진 지점을 특별히 알아챈다. 이미지를 찾고 바라보는 과정 안에 자리하는 놓침을 분명하고 선명하게 인식할수록 더 많은 이미지를 담고자 하며 갈망하게 된다.

《FOMO》에서는 ‘바라보는 행위’를 근간으로 보여지는 대상의 실재와 대상의 형상화 과정을 다루는 작품에 담긴 시각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의 변주와 확산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고민을 다루고자 한다. 김민정, 이의록, 최연수는 감각에 의해 획득하는 형상이 매체를 통과해 결과로 도출되는 과정과 결과물을 바라보고 보여주는 행위까지 각각의 단계에서 이미지의 본질과 의미를 찾기 위해 물음을 던진다. 이의록은 <Tele Image>(2018)에서 빛으로 존재하는 천체 이미지로부터 이미지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기계를 통과하는 처리 과정과 이에 결부되는 주변 요소를 바라본다. 현실적으로 마주할 수 없는 대상은 그 실재를 의심하게 만들지만 기록의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가진 실체를 마주하게 한다. 김민정은 <“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2020)에서 카메라 렌즈를 비롯한 여러 프레임의 경계에서 이미지가 채택 혹은 배제되고 매체를 통과하는 과정으로 인해 지금 바라보는, 보여지는 이미지가 현존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지켜본다. 최연수는 사진 매체나 드로잉으로 기록한 장소의 특징을 바탕으로 비가시의 공간을 평평한 입체로 재현함으로써 본인의 경험과 기억을 분절하고 다시 재조합하는 과정으로 보이지 않는 공간을 시각화한다.

지금 내가 계속해서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미처 다 보지 못 한 것은 아닐까, 혹은 모두를 인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보는 행위의 자의성과 타의성 그리고 시야 제한 영역을 마주하는 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놓침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한 보이지 않는 혹은 보지 못한 이미지를 의심하는 불안감과 아쉬움이 일종의 강박으로 작용하는 지점을 드러내어 시야의 문제에서 보고자 하는/인식하는/조작된/불가항력의 범위, 범주, 구분과 소외의 경계에 대한 탐구와 실재하는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살피는 과정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학습된 우리의 눈과 태도를 실험하고, 다시 한번 의심해 본다. 모든 것을 보려 하지만 막상 우리가 보는 것은 전체일 수 없으며 변형되고 편집된 결과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참여작가: 김민정, 이의록, 최연수
기획: 현민혜
관람예약: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88096

출처: 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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