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11월에,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에서 아티스트의 작품과 그들에게 영감을 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예정이다.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의 개관 전시 <Boundless>는 11월 25일 (금)부터 12월 18일 (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엔 기민정, 김연수, 정지숙, 지민경 호크마 김 총 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는 음악과 함께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이 작업을 할 때 즐겨 듣는 음악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전시기간동안 배포할 예정이다.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개관 전시 <Boundless>는 장르와 조형적 기법을 넘어 동시대 작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매체간 경계를 넘나드는지 살피고, 중첩된 경계가 만들어 내는 새로움을 이야기고자 한다.
기민정 작가는 이중성과 양극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종이와 먹 외에 아크릴, 유리 등 여러 재료를 회화에 실험한다. 그는 소설 속 자극과 재료가 주는 자극이 비슷한 맥락에서 작용한다 생각하여 소설 속의 단어 혹은 장면이 주는 울림을 다양한 재료(유리의 크랙, 먹의 선, 다양한 범주의 색)를 활용하여 그 울림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는 의도적으로 재료를 이용하여 그때의 울림을 표현함과 동시에 재료에서 발생하는 우연에 따른 경계를 열어 둔다.
김연수 작가는 실재하는 풍경이 아닌 기억 속 어렴풋한 느낌의 풍경을 회화로 재현해낸다. 그는 동양화의 수묵기법을 유화를 통해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데, 구체적으로 땅세와 산세의 기운을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향과 크기의 붓질을 중첩하고, 화선지에서 나타나는 번짐을 캔버스에 표현한다. 이를 통해 나타나는 자연의 질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회화 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호크마 김 작가는 자연의 형상과 색을 닮은 그림을 그리는 페인터이다.이번 출품작 <나무는 내게 사랑의 춤을 춰춘다> 시리즈는 개개의 나무에 집중한 시리즈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을 본 그는 나무가 자신을 향해 사랑의 춤을 춘다고 느꼈으며, 그 때의 교감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경쾌한 붓터치와 율동감이 느껴지는 구성으로부터 작가 특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지민경 작가는 얼굴을 통해 우주 그리기를 시도한다. 그는 산책하며 본 작은 것 “나비, 씨앗” 등 자연의 소재를 기호화 하여 얼굴을 그린다. 작가노트에 “우주가 사람이라면, 세포는 행성이다."이란 문장처럼 그는 작은 것에서 우주를 본다. 그의 화면에선 흑과 백 위주의 정제된 색감과 여백으로 하여금 특유의 감정선이 느껴진다. 먹이 지나간 자리는 어둠처럼 보이지만 먹이 지나지 않은 곳은 빛의 시작이 되기도 하며, 검정은 모든 색을 흡수하기 때문에 무한하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그는 무한한 우리의 모습을 빗대어 우주를 그린다.
정지숙 작가는 “만물은 모두 하나다”라는 개념을 자신의 작업 방식으로 드러낸다. 그는 작은 알갱이를 하나하나 말아 유기적인 덩어리로 만드는 것과 같은 수행적 태도로 작업에 임한다. 그림에서 나타나는 작은 덩어리 혹은 선의 집합은 생명의 형상을 표현함과 동시에 작가의 신체적 활동을 짐작하게 한다. 그의 작품은 인간, 동물, 식물등 하나로 규정되기 어려운 생명 그 자체를 표현한다.
참여작가: 기민정, 김연수, 정지숙, 지민경, 호크마 김
기획: 우지영 대표 & 박주희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