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2020 서울사진축제를 7월 14일부터 8월 16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는 이번 서울사진축제는 서울의 대표적인 사진 프로젝트로 서울 시민의 사진문화 향유와 활성화를 위해 전시 및 공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각예술 문화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올해 사진축제는 일상의 사진을 통해 사진의 존재론적 의미를 알아보는 주제 기획전 《보고싶어서》와 2019 서울사진축제《오픈 유어 스토리지》에서 선보인《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에 이어 한국 사진사를 연속으로 정리하는《카메라당 전성시대: 작가의 탄생과 공모전 연대기》의 2개 전시로 구성된다.
《보고싶어서》는 가족사진, 풍경사진 같은 일상이 주제가 되는 사진을 통해 유의미하지 않은 것들이 유의미해지는 순간을 다룬다. 다양한 매체 환경 변화의 정점에 놓여 있는 사진의 본연적 역할을 탐구하는 전시로 우리가 쉽게 찍는 일상사진에 초점을 맞추어 사진 본래의 의미를 살펴본다. 전시에 소개되는 국내외 작가 12명의 작품을 통하여 사진이 부재의 대상을 현현하는 단 하나의 매체임을 들어 다른 장르와 구별되는 사진의 의미와 차이를 제시한다.
《카메라당 전성시대: 작가의 탄생과 공모전 연대기》는 일제강점기부터 1981년까지 사진제도의 한 축인 공모전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해 선보인다. 1910년부터 개최된 26개 주요 공모전을 중심으로 당시 활동했던 사진작가 42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공모전은 사진작가가 데뷔하고 성장하는 무대였다는 점에서 시대마다 새로운 사진작가를 등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전시에서는 공모전 각각의 성격과 내용을 통해 시대적 상황에 따른 사진의 쓰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서울시립미술관 백지숙 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차단과 격리로 이별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 부재의 대상을 대체하는 사진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그 가운데서도 누구보다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여기 이들 사진을 보게 될 관객 여러분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3년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서울사진미술관(가칭)의 준비를 위해 사진 분과 연구 및 관련 자료 역시 지속적으로 축적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라 임시 휴관 중이다. 현재는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큐레이터가 직접 소개하는 전시’, ‘작가 소개’, ‘작가×비평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의 ☎ 02-2124-5248).
《보고싶어서》
《보고싶어서》는 일상 사진을 토대로 가족, 삶과 같은 일상이 주제가 되는 사진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 각자의 삶에서 사회의 역사성, 구조, 모순 등이 동시에 드러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사진 찍는 특별한 순간을 모든 날과 모든 순간으로 확장한다. 휴대폰이 카메라를 대체하고, 가격 저항성이 낮아지고 성능이 고급화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사진은 누구나 사용하는 대중성의 대표적인 아이콘을 넘어 보편재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사진의 특별함과 사진의 소중함이라는 키워드는 흐려진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가 초래한 비물질성은 사진의 의미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이 다시 의미 있어지는 순간을 다룬다. 사진이 여전히 차이를 만들 때, 사진이 차이를 만들어 내는 순간은 결코 이전과 다르지 않다. 사진은 원래 그러했으며 그때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지나고 나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임을. 사진은 여전히 차이를 만들고 있었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이야기한다.
참여작가:고정남, 사나이 마사후미, 사이먼 후지와라, 서민규, 소피 칼, 스톤 김, 애나 폭스, 왈리드 라드, 전시영, 캐서린 오피, 함혜경, 황예지
《카메라당 전성시대》
《카메라당 전성시대: 작가의 탄생과 공모전 연대기》는 1910년대부터 1981년까지 중요한 사진 제도였던 공모전의 역사를, 26개의 주요 공모전을 중심으로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보여준다.
공모전은 사진가가 데뷔하고 활동하는 무대로서 한국 사진제도사에서 있어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진계와 사진학계에서는 공모전 제도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다. 단작 위주로 출품된 사진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읽어내기에는 한계가 많기 때문에(이른바 걸작주의에 대한 비판과 작가주의에 대한 옹호),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작가와 작품을 평가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1960~70년대 공모전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몇몇 사진가들에 대해서는 ‘공모전 작가’라 부르며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사진계는 195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한 국제공모전 붐을 비롯하여, 1960년대 제도화된 관전 및 민전 등을 통해 1981년까지 거의 30년 가까이 공모전의 시대를 거쳐 왔다. 따라서 공모전의 공과를 떠나 역사적 사실로서 공모전의 흐름을 정리하는 일은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 또한 오늘날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사진가들도 이 시기에 개최된 공모전을 통해 등단했거나 주요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왔다는 점에서 재평가가 필요하다.
이에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공모전의 역사를 조망하면서, 주요 공모전 각각의 성격과 내용을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등단한 사진가들이 향후 어떻게 작가로 성장해갔는지를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확인해보고자 한다. 이 전시는 ‘사진 공모전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서, 공모전 연대기를 통해 한국사진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해석의 지평을 넓히는 데 그 의미를 두고자 한다. 또한 공모전의 성격과 내용을 통해 시대적 상황에 따른 사진의 쓰임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참여작가:강봉규, 강상규, 곽수돈, 구왕삼, 김광석, 김생수, 김정래, 김테레사, 김한용, 문선호, 박상윤, 박옥수, 배동준, 배상하, 손재석, 안종칠, 육명심, 이경모, 이병삼, 이순흥, 이은주, 이종화, 이창남, 이형록, 임응식, 장진필, 전몽각, 전민조, 전오남, 정범태, 정영모, 정인성, 정정회, 정희섭, 조상범, 조현두, 차용부, 최계복, 최민식, 한영수, 홍순태, 황규태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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