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관점 Scattered Perspective

313아트프로젝트 청담

2021년 9월 1일 ~ 2021년 9월 30일

2020년 하반기 313이 선보였던 <Painting 2.0>전에서 우리는 동시대 미술 내 회화의 의미를 찾아 색상과 형태를 배제한 작업으로 주목받는 미국 현대 미술 작가들을 재조명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예술적, 사회적 메시지를 되새긴 바 있다. 이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 “만약 그 범위를 회화로만 가둬두지 않는다면, 구상과 추상, 색상과 형태에 대한 제한마저 풀어버린다면… 현대 미술의 어떤 면을 다시 논할 수 있겠는가?”라는 명제를 가지고 다시 한번 탐구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흩어진 관점>이라는 제목처럼 단순히 작가들 간의 서로 다른 관점만을 탐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작품들이 한 공간에서 엮어낼 상호작용과 그 가운데 발을 들여놓는 관객들이 느낄 심리적 연결성에 대한 실험까지 아우른다. 오랜 시간 각자만의 시각으로 작업에 집중하며 고유의 표현을 시도해온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쌓아온 미적 유니버스를 가까이서 살펴보려고 한다.

작가들이 꼭 성장 배경이나 물리적인 위치,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자신만의 미감을 만들어 나간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생각으로 캔버스를 대하는지는 작품의 소재, 기법, 표현 방법 등을 통해 작품 속에 드러난다. 하지만 그것을 마주한 관객이 그 관점을 그대로 흡수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며, 서로 다른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보았을 때, 우리는 다양한 관점들의 랜덤한 교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병렬 구조는 작품들 간에서도 성립하며, 작품과 관객 사이에서도 형성되는 것이다.

Hernan Bas와 Teresita Fernandez는 쿠바계, 마이애미 출신이라는 점을 공유한다. 그러나 Bas는 개인적인 정체성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으로 회화를 풀어나가는 반면, Fernandez는 시각과 인지의 심리학에 질문을 던지며 자연과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회화 및 설치에 몰두함으로써 상반된 작업 스타일을 보여준다. 2022년 313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는 Friedrich Kunath는 LA에서 활동하는 독일 작가로, 따뜻하고 우울한 독일 로맨티시즘을 캘리포니아의 자유로운 풍광 위에 덮어쓰는 독특한 회화적 언어를 구사한다. 한편, 2013년 313의 전시를 통해 알려진 Ena Swansea는 현재 뉴욕에서, 2012년 그룹전에서 소개된 Analia Saban과 Julian Hoeber는 캘리포니아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각자의 고유한 컬러, 스토리, 재료에 대한 실험을 거듭하며 작품 세계의 존재감을 넓혀나가고 있다. 313이 긴 시간 준비한 <흩어진 관점> 전시는 이렇듯 물리적/관념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작가들이 각자만의 세상을 어떻게 구축했고, 이것이 현대 미술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확장되어 나갈지에 대한 탐구이다.

출처: 313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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