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종_메이드 인 부산 Hybridity_made in Busan

통의동 보안여관

2020년 7월 23일 ~ 2020년 8월 23일

기획의도

통의동 보안여관은 2016년도에 made in Seoul 이란 전시를 기획한 바 있다. made in Busan은 그 ‘메이드 인 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로써 도시와 도시를 엮고 그 안에서 공간과 기획자, 작가들이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서울에서 made in Busan 이라는 전시를 기획하고자 함은 단순히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이라는 지역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는 시선의 바깥으로 한 걸음 나아가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부산은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들이 수없이 얽혀 있는 도시이다. 해양 도시이며 항구 도시로써 오랜 역사동안 다른 국가와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어부들의 도시이자 상인들의 도시, 여행자들의 도시였다. 또 조선 시대에는 왜관의 도시이자, 일제강점기에는 근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곳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영향을 유난히 많이 받아온 도시이다. 한국 전쟁 때에는 임시 수도가 되면서 피난의 장소이자 이방인들의 도시였으며, 현재에는 거의 사라져버린 근현대사의 모습을 간직한 원도심이 일부 남아있어 과거와 현대가 동시에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이기도 하다.  

부산이란 도시가 이렇듯 지니고 있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맥락들은 꼭 부산이란 지역 그 자체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 생활사, 문화사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것으로 연구되고 논의될 가치가 매우 큰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이란 도시의 특성을 ‘혼종’이라는 키워드로 잡아 보았으며, 이 혼종성이 지니는 개념을 통해 부산을 들여다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타자의 시선으로 일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부산’이라는 지역을 둘러싼 경계 지점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고민해 보고 생각을 공유하며 그 결과를 어떻게 제시할지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단순한 지역 교류를 넘어 의미가 클 것이라 믿는다.

글: 김유란 큐레이터


전시 서문

혼종의 경관 hybridity landscape 

근대 이래 변화의 가속도를 멈추지 않은 공간, 이곳은 마천루 장막이 솟아오른 자이언트 시티이자 낮고 좁은 휴먼스케일 골목이 실핏줄처럼 연결된 공간이다. 이 기묘한 도시는 계곡마다 틈새를 돋워 터를 만들고 산허리 굴곡에는 빛을 심었다.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파고들어 계곡의 빈틈은 그들의 터전으로 촘촘히 메워져 갔다.

그렇다. 끄트머리에 가장 혼종적이고 스펙터클한 곳, 부산은 개항기에는 일확천금을 꿈꾼 이들의 장소였고,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국토의 끝으로 응집된 국가의 공간이었다. 전후에는 재건이란 두 음절 아래 도로를 정비하고 아파트를 세웠으며 수출지향적인 경공업의 도시로서 산업화 흐름 속 메가시티로 성장했다. 특수한 이곳의 역사적 조건은 사람, 기술, 정서가 압축적으로 나타나는 독특한 혼종적 정서를 태동시켰다. 종착지이자 시작점이었던 곳이자 바깥에 존재하는 중심이었다. 매립되고 돋워진 새 땅이 생성된 만큼 바다에 묻힌 옛 것 또한 많았다. 유입된 문물과 토착 문화를 유영하는 스펙터클한 도시는 혼종적 경관을 구축해왔다. 

이-푸 투안은 『공간과 장소(Space and Place)』에서 모든 활동은 특별한 시공간 구조를 생산하지만, 이 구조는 의식의 표면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혼종: 메이드 인 부산>의 참여작가 김덕희, 송성진, 정만영, 홍석진은 시공간 속에 축적된 혼종의 감각을 떠올리고 상기시킨다. 바깥에 존재하는 다양한 중심들, 시작도 끝도 가늠할 수 없는 풍경의 파노라마들, 오르내리며 지난하게 반복되는 도시의 주름과 비껴간 충돌로부터 “혼종적 경관”을 소환하는 것이다. 이는 무수한 중심으로부터 벗어난 혼종의 길 위를 걷고 사유하게 한다. 

글: 창파 큐레이터


전시연계 프로그램

오프닝 퍼포먼스
홍석진 X 허경미 콜라보레이션 < 부식 풍경 >
멀티 미디어 퍼포먼스 / 약 10~15min
2020. 7. 23. (목) 오후 6시 30분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지하2층 보안클럽

오프닝 렉쳐, 토크 – 전진성 교수 ‘혼종성’ 렉쳐
부산을 바라보는 네 집단의 자유로운 패널 토크
2020. 7. 23. (목) 오후 7시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지하2층 보안클럽

전시연계토크 – ‘60년대 부산인들의 대화’
건축가 최욱, 설치미술가 최정화, 문화예술기획자 최성우
2020. 8. 5. (수) 오후 7시

전시 아카이브 – < 부산의 짠맛, 조선명란 >
2020. 7. 23. (목) ~ 8. 23. (일)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2층 보안책방

미니 팝업 스토어 – < 부산의 젊은 브랜드들 >
2020. 7. 23. (목) ~ 8. 23. (일)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2층 보안책방

팝업식당 – < 명란이 돌아왔다 >
일시 미정/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지하2층 보안클럽

팝업메뉴  – < 페어링 명란 >
2020. 7. 23. (목) ~ 8. 23. (일)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1층 33 Market


참여 작가 : 김덕희, 송성진, 정만영, 홍석진

디렉터: 최성우
큐레이터: 창파, 김유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윤지혜

주최: 통의동 보안여관 BOAN1942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창작산실 공간지원
협찬: 덕화명란, RTBP ALLIANCE

출처: 통의동보안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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