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람 개인전: 돌아가는 다리 The reverting place

쇼앤텔

2021년 8월 17일 ~ 2021년 8월 31일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판데믹 시대로 인해 사람들과 얼굴을 쉽사리 마주하기 힘든 요즘 가끔 메시지나 톡으로 나마 나누게 되는 인사말이다. 이 인사는 상대방이 현 상황을 묻는 동시에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네게 된다. 안부를 묻는 계기는 특정하지 않다. 다만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던 당시 눈 안에 새겨진 장면들 즉 ‘기억 심상’안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 누군가와 짧은 인사를 포함하여 우리가 함께 했음을 서로 확인하고 언젠가 다시 한 번 만날 것을 기약한다.

작가의 인사는 캔버스 안으로 향한다. 1995년부터 2001년 사이 그리고 2011년 특정 시기에 머물렀던 공간들의 잔상들을 더듬더듬 손으로 낚아채고 그 감각들을 흑연으로 새겨 넣어 캔버스 안에 하나씩 조립해 나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풍경은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디에서도 없을 비현실적 풍경을 만들어 낸다. 「하늘의 한 부분에서만 흩날리는 비, 산사태로 인해 흘러내려오는 나무,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은 다리」 캔버스에 꺼내진 하나하나의 표상들은 과거에서 현재로 회귀한다. 회귀한 풍경들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공간 안에서 풍경을 바라본다. 그저 가만히 지켜보기도 하고 발생한 사건에 개입하기도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풍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주한 인물과 장면이 포함되어 또 다른 풍경이 되고 그림 밖 시점과 또다시 만나 현재와 이어지며 끊임없이 물음과 답을 반복하며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 마치 함께 공존하고 바라보지만 만날 수 없는 평행선으로 존재하는 각각의 세계로 느껴진다. 두 세계는 시선이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를 바라보고 공존하지만 같은 모양으로 흘러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세계임을 인식하고 그림 안에 등장하는 대상을 밖의 모습으로 옮기려 하지 않고 자유롭게 구축한다. 구축된 이미지로 서로가 점점 더 멀어짐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두 세계는 시선을 서로 돌리지 않는다. 여전히 서로를 바라본다. 어쩌면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 일이 불가능할지라도 말이다. 언젠가 만날 날을 기대하며 그때까지 다들 괜찮기를 바라며 안부를 전한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기획: 남윤아, 한유람
참여작가: 한유람
디자인: 정서영
글: 남윤아

출처: 쇼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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