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니 샤프와 그의 작품은 미국 현대미술뿐 아니라 동시대 문화 예술씬의 아이콘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팝 초현실주의(Pop Surrealism)”라고 통칭한다. 1958년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에서 태어나 1960년대 중반 ‘텔레비전 키즈'로 성장한 그는 앤디 워홀을 잇는 차세대 팝아트 작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 등과 뉴욕 아트 씬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 누구라도 그의 작품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독창적인 미적 언어를 고안해냈다. 특히 그는 유년 시절에 접한 대중문화의 다양한 레퍼런스를 작품에 환상적인 이미지로 병합시켰다. 애니메이션 <프린스톤 가족>과 <우주가족 젯슨> 등을 포함해, 우주여행, 냉전 시대의 군사적 긴장과 핵전쟁의 공포 등을 토대로 허구와 사실이 교차하는 내러티브를 창조하였다. 또한 펑크 음악, 핫로드(hot rod) 문화, 밴 아트(van art)를 접하고, 팝아트, 추상표현주의 및 초현실주의, 나아가 옛 거장들의 작품을 탐구하며 예술사적 지식의 지평을 넓혀갔다. 강렬한 색상의 팔레트와 환상적인 이미지가 특징인 그의 작품은 회화, 조각, 벽화, 퍼포먼스, 커스터마이제이션, 설치작품 등으로 확장 중이다.
<새로운! 지금! 좋은!>에는 케니 샤프가 한국의 관람객을 위해 특별 제작한 회화와 조각 신작 20여 점이 갤러리현대 강남의 외부 별관 전시장과 2층의 프라이빗 전시장에서 동시 공개된다. 별관 전시장에는 나무를 투박하게 깎아 그 위에 알록달록 색을 칠한 듯한 조각이 관람객을 맞는다. 둥근 좌대에 올려져 180cm 이상의 높이로 서 있는 인물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여섯 점의 인물상들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했으며, 만화 캐릭터처럼 익살스러운 표정과 자세를 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첫 공개된 이 인물상들은 케니 사프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유기체적 형상의 주인공들처럼 다채로운 표정을 하고 있다. 이 인물들은 작가의 일상적 사적인 심리뿐 아니라,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현대인의 복잡한 생각과 감정의 스펙트럼을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다.
2층
전시장에는 케니 샤프의 작업 방식을 상징하는 스프레이 회화와 린넨에 유채 물감으로 완성한 회화 작품이 놓인다. 거리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사전 계획없이 색색의 스프레이통을 들고 즉흥적으로 화면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구름처럼 몽글거리고, 흘러내릴 듯한 눈들, 폭죽처럼 화면에 분사되고, 겹치고 연결되는 리드미컬한 선들을 자동기술적으로 빠르게 그려 나간 회화에는 '최선', '멋진', '곧', '새로운', '응', '지금' 등 한국 관람객에게 익숙한 한글 단어가 선명하게 쓰여 있다. 작가는 전시 제목처럼, 갤러리현대와 함께 하는 첫 프로젝트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긍정의 메시지에 몰두했다. 언뜻 유쾌하고 장난스러워 보이는 그의 그림에는 환경 파괴, 소비주의, 전쟁 위기 등을 우려하는 작가의 성찰이 녹아 있다.
참여작가: Kenny Scharf 케니 샤프
출처: 갤러리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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