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말, 전 세계를 연결한 전지구화(globalization)는 절대적으로 여겨졌던 여러 가치들을, 끝없이 가속하는—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끝없이 달려야하는 붉은 여왕의 왕국처럼—상대적이고 비교 가능한 무엇들로 바꾸었다. 물질적 토대 위에서 견고해보였던 현대성(modernity)은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라는 이름으로 잘게 부서지고, 녹아버렸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가 가진 계측 도구로는 형태를 잃고 파편화된 동시대를 측정하는건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
이번 전시 《측정불가지역 Immeasurable Area》은 동시대 작가들이 예측할 수 없는 세계를 보고, 듣고, 두드리고, 사유하는 몇가지 방법론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강수빈, 이정동 두 작가가 감각하는 세상은 분명 인식되거나 측정이 가능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들의 작업에서, 불분명한 현실은 끝없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더듬어지거나(강수빈), 인식할 수 없게 일그러져 궤적만을 남긴채 해체된다(이정동).
참여 작가: 강수빈, 이정동
전시 기획: 이지원
평론가 매칭 워크숍: 12. 19 (화), 오후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