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졸바 개인전 : 남의 이름

크리에이티브그룹 두잉

2016년 6월 3일 ~ 2016년 6월 7일




화해 

유리조각을 채집합니다. 

깨지지 않은 것과 깨진 것을 상관하지 않고, 너무 작은 크기만 아니라면 채집합니다. 

대개는 골목의 재활용품 수거함 근처, 건물과 건물 사이에 버려져 있습니다. 

그것들을 가져와서 물로 헹구고 기름때와 먼지 등을 수세미로 긁어냅니다. 물에 젖어 있으면 작은 이물질들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유리의 안과 밖을 손으로 점자를 읽을 때처럼 훑어서 오돌토돌하게 붙어 있는 것들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후 물기를 제거하고 에탄올로 다시 닦아냅니다. 남은 기름기나 지문 등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유성 매직을 분해하고 심지를 뽑아냅니다. 

심지는 빨대 같은 플라스틱 관과 그 속에 들어 있는 잉크에 푹 젖은 섬유질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칼로 플라스틱 관을 절개하고 섬유질을 뽑아냅니다. 

그 섬유질들을 에탄올 병에 넣습니다. 잉크가 녹아든 에탄올은 파랗고 검은 액체가 됩니다. 

이제 액체가 배출되는 속도를 조절하기 비교적 수월한 주사기에 담습니다. 

유리를 수평으로 놓고 그 위에 잉크를 주사합니다.  

잉크가 원하는 형태로 유리조각 표면에 붙었다면 불을 붙여봅니다. 

에탄올이 타면서 시큼한 냄새와 지글거리는 소리가 생깁니다. 불의 마지막에 에탄올이 모두 증발된 후에는 파란 무늬가 생깁니다. 


符相實名 

몸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눈을 직접 마주친 사람들의 이름들을 정리해봅니다. 기억에 따라 작은 에피소드라도 생각이 나면 기록합니다. 

송곳을 사용해서, 유리에 붙은 잉크를 그 이름들로 보일 수 있도록 빈 공간을 만들며 긁어냅니다.  


이미지파일들을 모읍니다. 친구목록을 캡쳐합니다. 이미지 소스들을 연속재생할 수 있도록 편집 프로그램 타임라인에 늘어놓습니다.  

이미지 소스들을 기울이고 투명도를 조절합니다. 

좌우가 뒤집어진 문장들을 소스가 만든 층의 사이사이에 밀어 넣습니다. 

재생합니다. 

소스들은 프레임이 옮겨질 때마다 겹치고 움직이면서 앞뒤의 관계를 만듭니다. 

일시 정지를 합니다. 


10 

얇은 비닐을 자릅니다. 

뒷면과 앞면에 안과 밖을 표시합니다. 

쓰는 사람의 방향으로 쓴 안/밖이 있고, 

읽는 사람을 의식하고 쓴 안/밖이 있습니다. 

안과 밖은 좌우 반전이 되어 써지기도 하고, 정방향으로 써지기도 합니다. 

여러 조합이 생깁니다. 이 중 10종을 선택해서, 작은 캔버스를 감싸도록 합니다. 

안/밖은 캔버스의 옆이나 뒷면으로 휘어져서 한 지점에서 묶입니다. 


10


R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최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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