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 컬렉션 기획전: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3년 4월 4일 ~ 2023년 7월 30일

최민(1944-2018)은 시인, 미술 전문 번역가, 비평가, 교육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예술 매개활동에 평생을 헌신했다. 우리에게는 에른스트 곰브리치와 존 버거 저작의 번역가, 미술운동 그룹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으로 친숙한 그가 다방면에서 펼친 활동은 문학과 미술, 미술과 영상, 예술과 사회, 예술과 대중을 매개하며 시각문화의 장을 확장한 의의를 지닌다. 

최민 컬렉션은 최민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작품 161점과 자료 24,924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19-2020년에 서울시립미술관과 미술아카이브로 기증되었다. 이 중 이만 천 건의 도서가 포함된 자료는 그 규모가 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특히 다양한 시대와 언어, 분야를 넘나드는 장서의 면모는 미술을 넘어 다양한 접근과 해석을 촉진할 수 있는 촉매로서 매력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도전적인 과제도 제기하는데, 책은 그의 사유의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영향 관계가 분명하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회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료를 판별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민과 자료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해독하는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 전시는 미술, 영화, 문학, 서지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1년여에 걸쳐 최민 컬렉션을 탐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참여 연구자들은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집적된 자료에서 사유가 형성된 맥락을 섬세하게 더듬어 가는 한편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조망한다. 전시는 연구자들이 분석한 컬렉션의 특징을 소개하고, 최민의 사유와 글이 시에서 미술로, 다시 미술에서 이미지와 영화로 확장된 변곡점을 해석하고 평가한 의의를 밝힌다. 이 외에도 최민 컬렉션이 환기하는 질문과 감각을 사진과 영상 언어로 번역, 해석한 여러 예술가들의 커미션 작품과 최민의 새로운 취향과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자료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책 『즐거운 지식』의 프랑스어 판본에 최민이 남긴 메모로, 지적 용기를 북돋아 주는 니체의 아포리즘처럼 경직된 시대와 담론, 매체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고 유연한 사유로 이미지 세계의 미래를 열어준 최민을 은유한다. 이 전시가 최민이 후대에게 전하는 흥미로운 지식을 즐겁게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는 다섯 곳에서 진행된다. 최민 컬렉션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컬렉션 개괄과 자료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해석한 결과를 제시하는 주제연구, 최민 컬렉션과 최민에 대한 탐구를 사진과 영상, 설치로 표현한 강홍구, 김재연과 남선호, 전명은, 전지인, 장민승의 작품을 전시실 1, 2 및 나눔동과 배움동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리서치랩에서는 최민 컬렉션 중 이미지와 서사의 관계를 탐구한 역사적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진행되는 영화 상영 프로그램과 아카이브 워크숍, 지역 문화 연계 특강에서는 고전문학, 서지학, 도시연구, 비교문학, 미술사, 영화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학제, 언어, 문화권의 경계를 초월한 다채로운 연구 모험을 증거하는 컬렉션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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