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오래전부터 어떠한 것들을 모으고 기록하는 행동을 해왔다. 오늘 날 이러한 행위들은 단순한 생존과 소유가 아닌 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소통을 하려는 시도로 발전해왔으며, 일상에서 수집된 대상들은 시선에 머물렀던 것들이며 조각난 이미지들은 주관적 경험과 학습된 지식에 의해 재배치되어 함축적인 존재가 된다. 이렇게 수집된 기억과 기록들은 개인의 성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현이 되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전시는 세명의 작가가 각자의 다른 시선으로 채집한 대상들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며 소통을 시도한다.
박희주의 회화에서 보여지는 몽환적 분위기는 허구와 현실이 공존하는 내면의 집 그리고 머무름과 이동이 교차하는 정서적 풍경으로 나타나는데, ‘집’을 물리적 좌표가 아닌 심리적 안전지대로 인식하게 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채집한 자연의 단서와 사물의 파편을 사진·스케치로 기록하고 쌓아 올리며 감각의 지형을 구축했다.
해우는 기억, 사람, 풍경, 소리, 감정 등 이러한 점들을 포착하고 겹쳐 연결하는 방법으로 물감들을 평면위에 쌓아 층을 만들어 우리가 인지하는 세계의 형태와 의미를 표현한다. 가득 차고 비워지는 하나의 우주처럼, 사건과 마음, 생명을 품는 공간을 항아리라는 존재를 통해 표현한다.
허진의는 환상의 공간인 미라지 숲에서 인간과 숲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제삼자의 시선으로 관찰한다. 이 곳을 자신의 회화 공간으로 확장하며, 그곳의 캐릭터들을 중심적인 소재로 사용하며 잠시 모습을 드러내다 사라지며, 사라진 존재들은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
이처럼 세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일상과 기억, 상상의 조각을 채집하고 재구성하며 그것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며 서로의 시선과 감정을 공유하는 정서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참여작가: 박희주, 해우, 허진의
출처: 솅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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