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적 베이커리: 식탁 위의 구조운동

연희로36길 10

2025년 12월 2일 ~ 2025년 12월 21일

지금까지 주로 빵 단위 암석과 광물 중심의 연구를 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지구의 구조 지질학적 특성과 운동성을 베이킹으로 탐구한다. 손으로 빚어내는 인위적인 형태가 아니라 조건과 환경에 의해 스스로 발생되는 빵의 지질학적 형태를 발견해 본다. 열과 물리적 운동성으로 지각이 움직이고 지구시스템이 순환하듯,  테이블 위에서 발생하는 빵 지질대는 전시 기간내내 끊임없이 적재되거나 소거되며 형태를 변화해 나간다. 

화이트 큐브가 아닌 작업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실험 과정의 일부를 공개하는 하나의 실험실, 혹은 빵지질대를 위한 연극무대이다. 발효종에 먹이를 주고, 모듈을 작동하는 인간 신체의 운동성은 지구 운동에너지가 된다. 지구와 인간과의 관계성을 지질학적 궤도에 나란히 놓고, 인간을 지구 시스템의 일부로 회귀시킨다. 모듈과 베이킹은 첨단의 과학기술을 지양한다. 오히려 기초과학 실험실에서 볼 법한 아날로그 지진계, 마그네틱 교반기, 전기장판, 물펌프, 사람의 손으로 작동된다. 주 재료인 밀가루, 효모, 물 등 예측되지 않는 살아 있는 재료들과 사투하면서 실험과정에서 논의했던 사안들이 실현되거나 좌절되는 경험을 통해, 즉흥적으로 선회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생시킨다.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지질현상과 같이 작업의 과정도 쉼없이 수정되고 변화하며 불확실성의 길로 나아간다.

지구는 퇴근하지 않는다. 우리가 잠든 후에도 지질대는 움직이고, 화산은 폭발한다. 지질식탁위에서 일어나는 발효현상, 수축과 팽창은 전시장이 문 닫은 후에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며 지질대를 변화시킨다. 관찰카메라는 주요 지질대에 설치되며 부분과 전체를 조망한다. 전시 이후 기록영상은 타임랩스로 변환되어 인간의 감각속도로 번역된다. 매일 다른 지질 이벤트로 지질대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목도하며 땅의 모습인 것 같기도, 빵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한 흔들리고 움직이는 현상을 통해 지각의 움직임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작업실 곳곳에서 지질학적으로 기생하거나 자라나는 혼종의 광물들을 발견해 보길 바란다. 


주최: 안데스 
퍼포머: 김정아, 한희조
기물제작 및 설치: 무진동사
설치도움: 김경록
그래픽디자인: 모조산업
영상: 다비드카르도나
기록영상: 최윤석
기록사진: 김재범
프로젝트매니저: 박지수
후원: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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