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수 개인전 : The Broken Flower

313아트프로젝트 성북

2020년 2월 12일 ~ 2020년 7월 10일

313 아트프로젝트는 2020년 2월 12일부터 7월 10일까지 지지수의 두 번째 개인전 <The Broken Flow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버지의 대지(Fatherland)의 전조 아래, 전복과 회복의 모두스 오페란디(modus operandi: 작업방식)를 변주하고 있으며 우리 시대의 모순어법인 파괴는 예술적 창조의 도구로서 오롯이 그 의미를 드러낸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지지수의 회화는 겹의 언어로, 과거 위에 새로움을 창조하는 행위적 추상이다. 그의 Father Still Life 회화 연작은 관습적 미술사조에 단단히 뿌리 박힌 꽃 정물화를 레디-메이드로 삼으며, 그 존재를 지우는 듯 오일 파스텔이 휘갈겨져 있다. 그 흔적 아래, 기법 파괴와 구상적 재현과의 단절이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총 20여 점의 회화와 조각, 영상 작품은 한데 어우러져 심상의 무대 한 장면 같기도 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들이 이루는 정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물화를 연상시킨다. 아상블라주, 회화, 오리기 등 여러 기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층위의 구성이 돋보인다. 두텁게 덧칠한 터치, 캔버스나 도자기에 흩뿌린 안료들은 모두 ‘좋은 기법’에 대한 항거로서 수백 년을 이어져 온 전통뿐만 아니라 근대성의 얼룩이 묻은 관습과도 대화를 끌어내며 막힌 숨을 틔운다.

더 나아가 그는 한국의 전통 산수화를 한 번 비틀어 서양의 꽃 정물화와 융합하여 새로운 화면을 펼쳐낸다. 자연의 한 조각, 풍경의 편린은 하나의 틀이자 액자이다. 어딘가를 꿈꾸게 하는 세룰리안 블루는 빠른 붓끝에서 안개 낀 오묘한 효과를 자아내고, 그 안에서 빗물 혹은 폭포수처럼 떨어진다. 수직으로 세워진 작품의 긴 패널들은 병풍을 빼닮은 화면을 이루며, 연결된 캔버스들은 달리는 기차 창틀 너머로 보이는 풍경처럼 상상 속의 세상을 담아내고,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철학적 내면의 여정을 선사한다.

지지수의 이번 전시는 내면의 상실에 시대의 설움이 상응할 때, 은밀하지만 가끔은 신랄한 해학이 넌지시 균형을 이루며, 근본적 상실로 인해 비워진 기억을 채워가는 여정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예술을 찾아낸 바로 그곳, 언제나 현재 시제로 되풀이되는 과거의 폐허 속에서 자신만의 이름을 짓고 쌓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파괴된 꽃은 이제 구원의 상징이 된다.

출처: 313아트프로젝트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지지수

현재 진행중인 전시

STEVEN HARRINGTON: STAY MELLO

2024년 3월 7일 ~ 2024년 7월 14일

박미나 개인전: 검은

2024년 3월 8일 ~ 2024년 4월 27일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Geometric Abstraction in Korean Art

2023년 11월 16일 ~ 2024년 5월 19일

최진욱 개인전: 창신동의 달

2024년 3월 14일 ~ 2024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