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일 개인전 : JUN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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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3일 ~ 2020년 10월 11일

⟪JUNCTION⟫은 21점의 회화와 13점의 드로잉 신작으로 구성된 지용일의 개인전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물감이나 연필을 사용하여 작가가 직접 만든 결과물을 디지털 스캔하고 인쇄한 작품들이다. 전시장 벽면의 대부분을 메우고 있는 캔버스에 인쇄된 이미지는 본래 유화 물감을 붓으로 찍어 바르거나 휘젓거나, 미처 마르지 않은 붓 자국을 오일로 문대거나, 물감 덩어리를 밀대로 밀거나 긁어낸 행위의 산물이다. 지용일은 회화의 역사에서 환영성과, 환영을 야기하는 실제 요소들을 하나의 화폭 위에서 견주어 탐구한 과거 화가들의 창작 행위를 반복하여 따라하는 일로 해당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 모방의 산물을 디지털 스캔하고, 인쇄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지지하는 작품의 바탕을 쌓고, 바탕 위에 이미지 파일을 인쇄하여 몸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며 작업한다.

작가가 회화 연작에 사용하는 인쇄기는 3.1 × 2.6m 크기의 평판 작업대 위에 사물을 올리고, 잉크 분사 노즐의 높이를 0.01에서 10cm까지 조정하여, 사물 위에 이미지 파일을 인쇄할 수 있는 ‘공업용 대형 UV 평판 인쇄 기기’ 이다. 작가는 평판 작업대 위에 캔버스를 누이고 파일을 인쇄하는 과정에서 캔버스를 기울이거나 전후 좌우로 밀고 당기며, 이미지 파일이 인쇄되는 시간 동안에 주어진 조건 안에서 물리적으로 직접 개입한 흔적을 화폭에 남긴다. 

그리고 드로잉 연작은 A4 종이에 드로잉 한 연필선을 캐논 가정용 복합기를 사용하여, 전체 평판 스캔하고 인쇄하고 다시 스캔하고 인쇄하기를 반복하며 진행한다. 작가는 드로잉 연작을 통해서 원본과 스캔/인쇄본 사이의 관계를 재차 인식하고, 작업 도구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환기하고자 한다.

지용일은 이미지와 자기자신이 어떠한 환경적 조건 안에서 조우하고 있는지를 따져보고, 둘 사이의 관계를 (재)인식하는 순간순간을 작품에 담고자 한다. 가령 붓으로 직접 물감을 문댄 자국을 디지털 스캔한 뒤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 마주하는 상황과, 아교액을 먹인 리넨 위에 스캔 파일이 잉크로 분사되는 상황에서 작가는 자신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재차 확인한다. 지용일에게 있어서 자신이 작업을 하는 자리는, 자신과 이미지(각종 화면을 통해서 마주하는)가 속한 여러 환경적 조건이 교차하는 어떤 지점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 ‘JUNCTION’ 은 작가가 말하는 자신이 작업을 하는 자리 자체를 의미한다.


참여작가: 지용일

그래픽 디자인: 양상미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별도의 오프닝 행사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 방문시 마스크 착용 및 방문자 명부 작성을 부탁드립니다.
* 전시장에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을 예정입니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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