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숙의 개인전 전시명 <Glitch Season>의 Glitch는 ‘밀리거나 미끄러지다’의 뜻을 가진 독일어 glitschen에서 유래된 단어로 근래에는 사소한 흠집이나 오류를 지칭한다. 작가가 표현하는 방식인 글리치 드로잉은 시각적인 겹침 상태를 일시적으로 캡쳐해 내는 드로잉으로서 파형 하는듯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중첩됨으로 인해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작가만의 고유 작업 방식으로서 체화되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캔버스 안 이미지들은 주로 작가가 사고하는 사회와 풍경들로서 관상용 식물에 비유되어 어떻게 보여지고 작용하는지 또는 쓸모가 제거된 관상용 식물의 이미지들을 통해 역설적으로 쓸모로 기능하는 것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캔버스 안 작가만의 예민한 감성을 통해 화려한 색채로 중첩되어 있는 위태로운 구성들은 작가의 의도된 화면 구성으로 자아성찰과 함께 작가만의 표현방식에 집중하게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작가가 바라보는 글리치 현상에 대한 연구가 아닌 보여지는 이미지가 주는 역설적인 편안함과 즐거움일 것이다.
이처럼 전은숙의 작업은 가지고 있는 내면적 내용보다 이미지 자체가 가지는 묘한 밸런스의 균형과 힘 그리고 그에 따른 사유적 체험에 방점을 두고 있다.
‘멀미
나는 속도의 시대에 살면서 만화 같은 순간을 기대하고 별자리를 만나고자 한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균형잡기 힘든 세상 속에 의연하게 깊게 뿌리내려 확장해가는 큰 나무같이 작가의 작품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그리고 충실하게 이야기한다.
참여작가: 전은숙
출처: 아트스페이스영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Dec. 17, 2020 ~ April 25,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