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다. 지난 가을 우리가 함께 그린 동그라미들이 이제 막 짧은 여정을 끝마쳤다. 어떤 동그라미는 고래의 눈에 담겨 명월주가 되었고, 어떤 동그라미는 두꺼비와 함께 씨앗이, 어떤 동그라미는 닭의 영혼인 달걀이 되었다. 닭의 알인 닭이 500여 년 전 난파된 씨앗을 물어왔다. 씨앗이 이곳에서 고래-인간의 그림자를 덮고 꿈을 꾼다. 표류한 씨앗 아래에 달이 된 고래의 눈도 우리와 함께 눕는다.
작가소개
임고은은
서울과 암스테르담에서 영상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실험 영화 및 영상 설치를 통해 영화를 둘러싼 시선의 주체와 객체, 과거와 현재, 진실과 허구의 변증법적인 관계를 엮어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최근에는 야생을 회복하기 위한 시적인 언어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몰두하고 있다.
관람예약: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637422
출처: 문래예술공장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