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으지 보트루바 개인전 : 투 머치 러브 Jiři Votruba : Too Much Love

스페이스K 과천

2019년 11월 4일 ~ 2019년 12월 6일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에서 체코 출신의 예술가 이으지 보트루바(Jiři Votruba)의 개인전 ‘투 머치 러브(Too Much Love)’를 개최한다. 1946년에 프라하에서 태어나 체코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작가는 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포스터 등 여러 시각 예술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국제적으로 50여 회의 전시에 참여한 작가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 그는 2차 세계대전이후 체코의 역동적인 정치 사회적 변혁 속에서 자신의 시각적 경험을 그래픽 디자인이나 일본의 만화, 그리고 미국 회화를 성공적으로 결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래 건축학도였던 보트루바는 자신의 새로운 내면을 회화에서 발견한 후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십 대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미술가로 전향하여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그는 체코의 현대사에서 공산주의에 의한 억압과 그 붕괴로 인한 자유를 모두 경험했는데 그 영향이 작품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견 팝 아트(Pop Art)의 형식을 취하는듯 보이지만 범 지구적 도시 문화와 소비 문화의 현상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만화에 등장하는 단편적인 이미지나 세계 유명 브랜드의 로고를 비롯한 상업 문화의 도상에 이르기까지 기성 이미지들을 차용하는 그의 수법은 우리가 누리는 물질 문명에 대한 풍자적 비판이 담겨있다. 

그의 작품에 ‘체 게바라’가 자주 등장하는데, 작가는 체 게바라가 쿠바 혁명의 영웅으로 추앙되는 역사적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팝 문화에서 피상적으로 소비되는 아이러니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는 화려한 분홍색 옷을 입은 체 게바라를 비롯해 일본 만화계의 거장 테즈카 오사무과 같은 인물 초상을 합성 수지로 재단하여 설치한 작품들도 포함된다. 그의 수법에서 미국과 일본의 시각문화에 대한 작가의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데, 만화 형식을 즐겨 사용하는가 하면 사용 설명서의 도판 형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진지하게 묘사했지만 사실상 어떠한 유용한 안내도 포함되어 있지 않는 터무니없고 엉뚱한 그림 매뉴얼에서 재기 넘치는 그의 풍자가 느껴진다.  

이번 전시의 표제로 부쳐진 연작 <투 머치 러브> 또한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온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 역시 대중 문화와 만화 풍의 이미지들이 뒤섞여 있다. 작가는 그 이미지 위에 추상표현주의의 드리핑 기법에 착안하여 흰색 물감을 전면에 흘리는 방식으로 범람하는 도상들을 뒤덮은 물감을 통해 오늘날 소비 문명의 최후를 암시하고 경고한다. 그러나 보트루바는 단순히 이러한 현상을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현대인들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대도시 속 광고와 예술의 향연을 수용한다. 바로 그의 작품 세계는 이러한 대중문화와 소비문화에 대한 열광과 경탄을 드러내는 동시에 비판과 냉소를 유쾌하게 교차시킨다.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디자인을 넘나드는 이으지 보트루바 특유의 조형 세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스페이스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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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Jiři Votr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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