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흥영화사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20년 동안 총 36편의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다. 태흥영화사가 활동한 시기는 기존의 충무로 영화계 질서가 무너지고 영화제작 자유화, 할리우드 직배 허용, 대기업의 영화산업 진출, 멀티플렉스 탄생 등 한국영화의 격변기였다. 이러한 격동의 시대에 태흥영화사는 전통적인 충무로 제작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영화의 변화와 도약을 견인해나간 전무후무한 영화사였다.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수차례 갱신하는 한편, 새로운 감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주요 해외 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알리며 한국영화의 세계화에 초석을 닦았다. 그 중심에 감독들을 과감하게 밀어주던 승부사 이태원 대표가 있었다.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한국영화의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던 이태원 대표. 그가 이끈 태흥은 일개 영화사를 뛰어넘어, 한국영화의 자존심이자 한국영화 발전을 추동하는 심장과도 같았다.
이번 기획전시는 지난해 10월 24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태원 대표를 추모하고, 그가 설립한 태흥영화사가 한국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마련되었다. 태흥영화사는 1985년부터 25차례에 걸쳐 한국영상자료원에 총 2,179점의 자료를 기증했다. 태흥의 고난과 영광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은 물론 당대 영화사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서편제>, <취화선> 등 태흥이 남긴 주옥같은 36편의 작품과 제작, 배급과 관련한 다채로운 자료들을 통해 태흥이 한국영화사에 남긴 위대한 유산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전시
기획: 조소연자료 조사: 권세미, 조준형
촐처: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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