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1년 10월 8일 ~ 2023년 12월 17일

《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는 자연 속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지리적·환경적 특성을 반영하여, 자연과 조화하는 예술 형식인 '정원'을 소개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2년에 걸쳐 과천의 사계절을 담아낼 예정이다. 바람과 일조량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며, 탄생과 소멸의 순환을 보여줄 정원을 통해 자연의 순리와 생명력을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가 선보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의 제목은 한국 전역 하천가에서 자생하는 '달뿌리풀'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동시에 프로젝트가 자리한 건물의 원통 형태가 식물 줄기의 물관과 유사하다는 데에서 착안하여, 원형정원이 하늘의 달을 지탱하는 뿌리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젝트의 장소인 원형정원은, 2원형전시실 내부에 위치하면서도 둥글게 트인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과천관의 특별한 야외 공간이다. 자연에 조성된 인공지반인 과천관,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세워진 자연인 원형정원은 건축과 환경이 만나는 공공장소라는 특성 또한 가지고 있다. 본래부터 정원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이자 인간의 생활로 들어온 자연이라는 점에서, 삶, 문화, 자연을 매개하였다. 원형정원에 조성된 식물 군락은 건축으로 분절된 주변 생태와 과천관을 연결하고 자연과 자연,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화합의 장으로 확장될 것이다.

원형정원을 둘러싼 관악산과 청계산의 능선은 정원과 하늘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된다. 그리고 작가는 미술관을 둘러싼 주변 산야의 식생을 정원의 가장 주된 재료로 사용하였다. 한반도의 자연환경에서 적응하며 진화한 자생의 식물군으로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된 원초적인 상태를 재현한 것이다. 우리 땅 생태의 일부를 정원에 옮겨옴으로써 작가는 종의 보존과 우리가 가진 유전 자원의 가치를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원형정원의 식물은 주변 청계산·관악산에 서식하는 새와 곤충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식량 창고이자, 나비의 산란장이 될 것이다. 생명의 산실이자 공동 서식장소인 이 정원은 우리가 지금 생각해 보아야 할, 자연과의 공생 가능성을 시사한다.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를 통하여 더디게 흘러가며 끝없이 반복되는 자연의 무한한 시간성과 순간순간 변화하는 찰나를 체감하며, 초목이 건네는 느리고 빠른 대화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여작가: 황지해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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