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몸의 조건을 가진 동료들이 있다. 누군가는 작은 키로 더 낮은 곳을 잘 보기도 하며, 누군가는 예민한 귀로 섬세하게 공기의 흐름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본다는 것은 어둠안에서 냄새와 소리, 이야기 등으로 끝없이 상상해야 하는 감각이다. 더 멀리,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기대하는 <트랜스미션 타워>의 레이저 빛을 보며, 이 빛이 닿기 힘든 자리의 이들이 떠오른다.”(오로민경)
소리를 듣는 경험에 주목해온 작가 오로민경은 미술관에서 보는 경험을 다양한 감각으로 전환하는 《빛을 전하는 시간》(9.19-12.3)을 선보인다. 푸른 뒷동산과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 2층 전시실 창가에 놓인 것은 벤치와 헤드셋뿐이다. 헤드셋에서 들리는 몇 사람의 음성은 해 질 무렵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 다른 몸의 친구들이 만나 시간의 풍경과 빛에 대해 나누는 대화이다. 이는 작가가 사전 워크숍으로 청취한 다양한 감상 방식의 총합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백남준의 대형 설치 〈트랜스미션 타워〉의 레이저와 네온, 그리고 자연의 빛에 대해 나눈 감각의 대화들을 들으며 작품과 풍경을 다시 마주하기를 제안한다. “함께 본다”는 감각을 위해 필요한 태도는 무엇일지 고민에서 비롯한 《빛을 전하는 시간》은 전시 기간동안 다양한 협업자들을 초대해 대화를 이어 나간다.
기획: 김윤서
참여작가: 오로민경
주최주관: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라이브 퍼포먼스: 9월 29일(토) 오후 4시 30분 (30분)
협업: 강재영, 전경호
출처: 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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