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시간 미래전: ARTIST PROLOGUE 2021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1년 4월 22일 ~ 2021년 6월 26일

예술의 시간 미래전
ARTIST PROLOGUE 2021
: 예술가의 서막

예술의 시간 미래전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1》은 개관 해인 2020년 공모를 통해 선정한 35세 미만 청년작가 5인의 전시로 시작한다. 이제 막 문을 연 신생 공간에 호기롭게 문을 두드린 이들은 재기발랄하고 열정적인 동시에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탐구하는 예술가들이다. 아티스트 프롤로그는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청년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의미 있는 한 점을 찍을 수 있는 전환적 시기를 맞이하고, 내면과 외연을 함께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나아가 청년 작가들이 제시하는 미술적 지평이 대중과 미술계에 즐겁고 신선한 담론을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예술의 시간 미래전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1》은 5인의 작가들을 지칭할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고자 ‘떠오르는, 젊은, 신진, 청년’ 등의 단어들을 찾았으며, 이들이 갖는 다의적 ‘새로움(new)’의 의미를 ‘미래’와 ‘프롤로그’라는 두 단어 안에 포괄적으로 내포하고자 하였다. 또한, 매해 선정된 청년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알리는 중요한 시작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1》을 전시 타이틀로 선정하였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현재에는 그의 과거와 미래가 담겨 있다. 예술가로서 자신의 현재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보여주는 일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2020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5인의 청년 작가들은 회화, 설치, 영상 등의 작업을 교차 또는 병치시키는 방식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주요하게 선보인다. 기존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확장된 한 가지 이상의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는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또는 자기 성찰적이거나 대상화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이들은 내재된 자아의 직관적 형상화(강석형), 기록과 기억의 시각적 재구성(김원진),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불안(김인혜), 현실-초현실을 오가는 감각적 세계의 구축(이하은), 사적 경험이 공유되는 장소로서의 풍경(최영민)이라는 주제와 태도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의 세계관은 이제 막 형성되어 가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영글었으며, 관람자를 작품 너머의 세계로 이끌 수 있을 만큼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오늘 우리가 보는 것은 5인 작가들이 앞으로 열어갈 세계의 서막이다.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1》은 2021년 새 봄, 이들의 세계가 향할 더 넓고 커다란 전개를 기대하며, 예술가의 서막을 연다. 



강석형_untitled, 2021, 캔버스에 유채, 스프레이 페인트, 91×91cm ©Sukhyung Kang

강석형(b.1989)은 ‘그리기’ 자체에 중점을 둔다. 미학적 개념이나 설명이 필요한 것이 아닌 그리기 본능에 충실한 작업이다. 물감과 스프레이를 사용한 선과 면은 속도감과 리듬감으로 캔버스를 채운다. 즉흥성이 강조된 화면에는 추상적 이미지와 특정할 수 없는 형상들이 나타난다. 완성된 작품은 그리는 행위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로, 각 요소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는 것보다 이미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직관적인 감상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고 내재한 본능의 문을 열게 하는 힘이 있다. 그의 작업은,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은 그리는 행위의 결과인 색, 선, 면에 대한 직관적인 감상이다. 


김원진_Blank on Timing, 2021, 타이밍 벨트, 모터, 철, 가변설치 ©Wonjin Kim

김원진(b.1988)은 불완전한 기억과 순간을 문학적 구조 안에서 해석하고 기록한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인 타이밍 벨트에 중의적 의미를 지닌 단어와 공백을 담아 흐르는 듯 순환하는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고전 문학과 자신의 글에서 발췌한 구절을 파라핀으로 제작해 글(의미)이 서서히 녹아 사라지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품의 글이 나타남과 사라짐을 반복하거나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은 파편적인 기억 속 공백을 메워가는 과정에 대한 은유이다. 이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거대한 서사의 한가운데 놓이기도 하고, 숨겨두었던 내밀한 기록 중 일부를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두 작품 시리즈는 경험적 서사의 기록, 순간의 연대기라는 맥락에서 그 궤를 같이한다. 


김인혜_보는사람, 2021, 종이에 유채, 29.7×21cm ©Ene Kim

김인혜(b.1987)는 타자와의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감각에 관심을 둔다. 관계는 주변 인물이나 SNS상의 불특정한 인물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되며, 이 과정에서 실재적/허구적 관계가 형성된다. 자신과 작품 속 무표정한 얼굴들 사이에서 경험한 미묘한 감각은 관계적 거리감과 유대감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며, 대상에 대한 주관적 이미지 구축을 확고하게 한다. 이렇게 구축된 이미지를 이전보다 가벼워진 재료와 작아진 화면에 표정 없이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으로 담아낸다. 재현의 대상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도록 직관적이고 허술하게 그리는데, 이 허술함은 가벼운 물질과 맞닿아 비로소 하나의 완결된 작품이 된다. 이렇게 모인 100장의 작품은 그 어느 페인팅보다 견고하다.


이하은_얇은공기속으로, 2020,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324.4×130.3cm ©Haeun Lee

이하은(b.1994) 작품은 채도 높은 페인팅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강렬한 색과 깊은 원근감을 내포한 초현실적 풍경에는 불쑥 평면적인 도상이 등장한다. 그의 무의식에서 기인한 기둥, 벽, 계단의 이미지는 혼란과 두려움을 의미하며 내러티브 속 기표와 기의로 작용한다. 길게 펼쳐진 캔버스에는 무의식적 세계와 현실 세계가 교차하는 환영적인 내러티브가 담겨 있고, 현실 공간에는 화면 속 개체가 오브제가 되어 등장한다. 실재와 환영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다양한 매체 실험을 시도하는 그의 작업적 태도는 공간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
전시 기간 중 2회에 걸쳐 회화 작품에서 파생된 오브제들을 설치해 변주하는 공간을 선보인다.


최영민_Stay, 2021, 캔버스에 유채, 145x97cm ©Youngmin Choi

최영민(b.1990)은 지친 일상과 관계에서 오는 피로함을 위로해 주는 장소로 바다를 상정하고, 자신이 위로받았던 바다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바다는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켜 우리로 하여금 잠시 깊은 숨을 쉬게 하고 삶의 흐름 가운데로 평온히 합류하도록 이끈다. 날씨와 시간의 변화를 기록하듯 펼쳐낸 회화 작품과 롱 테이크(long take)로 촬영한 영상 작품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와 그 위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해 질 녘 노을로 물든 바다를 담고 있다. 평범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누리기 힘든 이 풍경은 그의 작품이 주는 특유의 서정성으로 위로와 위안을 준다.


참여작가: 강석형, 김원진, 김인혜, 이하은, 최영민
후원: 영일프레시젼
주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기획: 주시영, 이상미
도움: 정지은
그래픽 디자인: 어떤디자인 스튜디오

출처: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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