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화 개인전 : BLACK POOL

챕터투

2021년 2월 18일 ~ 2021년 3월 27일

챕터투는 2월 18일부터 3월 27일까지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양정화(Yang Jung Hwa)의 개인전, 블랙풀(Black Pool)을 개최한다. 목탄과 콩테 등 무채색의 재료를 사용한 캔버스 드로잉 작업에 천착해온 양정화 작가는, 전 지구적인 펜데믹으로 미래의 디스토피아가 시뮬레이션 된 것 같던 시기에 구상하고 매진하였던 일련의 연작을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양정화의 세계’에서 검은색은 독보적이자 유일한 위치를 점유한다. 색이라고 명명되지만 빛의 스펙트럼에 속하지 않기에 엄밀히 색이라고 불릴 수 없는 존재, 다른 색이 영향을 줄 수 없고 단지 잠식만 하는 이 대상은 블랙홀(Black Hole)의 물리적 어원을 짐작케 한다. 흑백 필름에서의 그라데이션(Gradation)은 검은색이 흰색에 의해 침윤된 정도를 나타내는데, 두 무채색의 합성 정도에 따라 두 양극단 사이에는 회색으로 불리는 중간지대가 형성된다. 따라서, 회색은 흰색과 검은색, 색과 비색, 빛과 빛의 부재의 구조적 조합이며 이는 양정화 작품에서 작품 내 이미지의 입체성과 운동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목탄과 검정 콩테는 캔버스와의 마찰에 의해 그 표면에 흡착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액체 상태의 물감 등과 달리 매체적 성질의 변형 없이 반응하는 방식이며, 문지름이라는 수행을 통해 단지 입자 단위로 위치 이동을 하는 형태이다. 캔버스는 흰색의 표면을 가지고 있기에, 색의 표현 다시 말해 그라데이션의 취사선택은 오로지 이 안료들을 작가가 어떠한 의도로 한 지점에 반복해서 흡착시키려고 노력하였는가에 의해 판명된다. 부단한 움직임을 통해 빛을 덮는 행위는 작가에게 그 표면에서 동시에 원하는 이미지를 추출해내는 과정이며, 생성된 이미지는 작가의 조형 의지에 따라 비로소 우리의 인지 영역에 반응한다.

전시 타이틀인 Black Pool은 작가가 이번 연작에서 다룬 ‘심장’의 신체 내에서의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 신체의 모든 부위에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심장은 평생 동안 반복 운동을 하며 삶의 시작과 끝에 밀접하게 결부된 중요한 기관이다. 중추 신경과 연결된 심장은 박동수의 증감을 통해 감정의 기복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데, 작가는 작품의 원천이기도 한 자신의 기억 또한 특정한 시점의 심상과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점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추상과 구상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구조와 패턴으로 구현된 심장의 모습들은, 율동과 비율동, 협화음과 불협화음, 곡선과 면이 한 화면에서 표출하는 시각적 효과 및 역동성의 변주를 보여준다. 특히, 다른 물성의 재료를 혼용하는 기법은 미세한 염료의 뒤엉킴을 유도하며 표면의 질감을 부여하는데, 이는 단색조 화면의 단조로움을 회피하고 적절한 긴장감을 내포하게끔 이끈다.

양정화(b.1973)는 홍익대학교 판화과 졸업 후 동대학원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뉴욕주립대(SUNY in New Paltz, Art Studio Department)에서 석판화 과정을 이수했다. 플레이스막 연희(2019), 관훈갤러리(2008, 2001)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챕터투(2019), 서울시립미술관(2011),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2016), 국립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2010) 등의 전시에 참여해왔다. 제6회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제그래픽비엔날레(Russia Novosibirsk International Graphic Biennial, 2009), 도쿄 국제소형판화트리엔날레(Tokyo International Printmaking Triennial, 2002) 등 다수의 국제전에서도 활동해온 작가는 본인만의 작업 세계를 회화, 조각, 설치 작업으로 지속적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참여작가: 양정화

사전예약: https://booking.naver.com/booking/10/bizes/486197

출처: 챕터투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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