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를 여는 피비갤러리의 첫 전시로 안경수의 팝업 전 <밝음의 정도>가 1월 6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안경수는 도시 속 사람들이 떠난 장소 혹은 개발이 비켜간 남겨진 장소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불특정한 익명의 장소로서 도로, 숲, 낡고 오래된 건물, 텅 빈 공터 등을 소재로 삼아 왔다. 그의 회화에서 보여주는 풍경은 실제와 장소에 대한 작가의 기억이 결합되어 한편으론 가상의 낯선 공간으로 다가오기도 하며, 관람자에게 옛 기억의 흔적을 발견하게 하고 동시에 새로운 기억의 창조를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지난 2019년 피비갤러리의 첫 전시에서 낮의 시간에서 밤의 시간으로 건너가는 그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는 어슴푸레하지만 분명한 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작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밤’의 시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빛을 통해 사물을 ‘요란하게’ 드러내면서도 마치 완벽하게 짜여진 영화의 한 장면에서 음향이 소거된 것 같은 부조리한 감각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안경수가 몇 해 전부터 찾아온 풍경이 가지는 밝음의 정도에 초점을 맞춘 신작들을 선보인다. 이것은 그가 그리는 회화의 소재 보다는 그리고 싶은 순간, 그 밝음 혹은 어두움으로 나뉘는 적절한 빛을 찾는데 더욱 주목했음을 보여준다. 빛은 시간에 따라 밝음의 정도가 달라지고 그때마다 풍경들은 다른 옷을 입은 듯 그 느낌을 달리하는데, <밝음의 정도>에서 안경수는 특히 자연의 빛과 인공의 조명이 서로 마주하며 만들어내는 가장 적기의 장면을 포착하여 그린다. 작가는 적절한 밝기를 찾기 위해 충분한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풍경을 마주한다. 그리고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레이어를 더하며 그려내는 세밀한 작업 속에서 작가가 발견한 그 곳을 감싸고 있는 빛과 그림자 그리고 색으로 빛을 그려내는 과정 가운데 바라보던 장소의 시각화는 완결 된다.
참여작가: 안경수
출처: 피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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