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1947~)는 1960년대부터 사회와 미술의 변화에 호응하며 흙을 매체로 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다양한 도자 형식과 이를 뒷받침하는 탁월한 기술력으로 한국 현대 도예를 이끌어 온 대표 작가이다. 1960년대 경기도 이천에서 장작가마를 운영하며 전통 도자 제작으로 도예의 길에 들어선 그는, 이후 시대의 변화와 내면의 예술적 탐구심에 따라 도자의 경계를 확장하며 흙의 세계를 다채롭게 펼쳐왔다.
전시 제목 «신상호: 무한변주»는 작가가 한국 도자의 전통적 형식과 의미를 해체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질서를 세워온 끊임없는 여정을 상징한다. 신상호는 산업 고도화 시대 속에서 민족적 가치가 강조되던 시기, 전통 도자를 제작하며 장인이자 산업 역군으로서 정체성을 모색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국제화의 물결 속에서 도예의 전통적 규범을 과감히 넘어서며 도자 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였다.
이후 21세기 다변화와 혼성의 시대를 맞아 도자 설치와 건축 도자 작업을 통해 미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개방적이고도 융합적인 시도를 이어갔다. 나아가 2020년대에 이르러서는, 오랜 시간 탐구해 온 흙을 다시금 전복적으로 사유하며 도자 회화를 선보였다. 그는 국내 현대 도예의 지평을 확장하고, 예술가로서 자유주의적 태도와 실험 정신을 견지하며 끊임없는 도전의 궤도를 그려왔다.
이번 전시는 시대적 전개에 따라 총 5부로 구성되며, 전통 도자에서 도자 조각, 건축 도자, 타 매체와 결합한 오브제, 그리고 도자 회화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폭넓은 창작 스펙트럼을 소개한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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