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 - 시간/물질: 생동하는 뮤지엄 TIME/MATERIAL: Performing Museology

코리아나미술관

2023년 3월 2일 ~ 2023년 6월 10일

코리아나미술관은 2023년,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며 국제적으로 활동 중인 중견 작가 신미경을 초청해 《시간/물질: 생동하는 뮤지엄》을 3월 2일부터 6월 10일까지 개최한다. 2003년 개관 이래, 설립 취지인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따라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 화장문화의 역사와 유물의 연구를 토대로 한 국내외 전시를 통해, 코리아나미술관은 동시대 미술 내 ‘신체’, ‘여성’, ‘아름다움’ 등의 주제를 탐구하는 다양한 기획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신미경은 단독 작가로는 국내 최초로 박물관과 미술관, 두 공간에 적극적인 개입을 일으키며 총 1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처음 공개되는 신작으로 구성되었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한 건물에 공존하는 스페이스 씨의 특수성을 살려 기획된 본 전시는 현대미술과 고미술이라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고, 동양-서양, 고전-현대를 교차시키며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더한다. 이는 고전의 번역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전시 제목에 쓰인 ‘시간’과 ‘물질’은 신미경의 작업과 뮤지엄(museum)을 관통하는 주요 개념으로, 전시에서 뮤지엄 공간은 유물과 작품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물질적 실체이자 다차원의 시간과 물질이 공존하는 다층적 구조로 작동한다.

1996년 런던 브리티시 뮤지엄에 전시된 그리스 고전 조각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번역 시리즈>를 시작으로 지난 30년 가까이 신미경은 서양의 고전 조각상이나 동양의 도자기 등을 비누를 이용해 재현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어떤 사물의 시간성과 기능성이 정지된 채 뮤지올로지(museology) 안에서 유물이 되는 과정은 비누의 본 기능에서 벗어나 예술 작품으로서 권위를 획득하고, 전시되는 신미경의 작품과 맞닿아있다. 쉽게 마모되고, 녹아 사라지는 재료인 비누는 작가가 탐구하는 시간성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 활용되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복한 작가의 초기 입상조각부터 비누 도자기에 은박, 동박을 씌워 시간의 흔적을 표현한 <화석화된 시간 시리즈>(2018~), 투명한 유리 도자기를 번역한 <고스트 시리즈>(2007~), 앤틱 프레임과 비누가 대조를 이루는 <페인팅 시리즈>(2014~) 등 작가의 기존 작업세계를 구성해 온 작품을 총망라하는 동시에, 모더니즘 추상회화를 떠올리게 하는 대형 비누 회화조각 및 코리아나미술관의 소장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낭만주의 조각 시리즈>가 새롭게 선보여진다.

또한, 지난 <풍화 프로젝트>와 <화장실 프로젝트>를 통해 비와 바람, 사람의 손을 거쳐 비누에 새겨진 시간성의 흔적을 다시금 레진, 브론즈 등의 재료로 캐스팅한 신작도 공개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원재료(raw material)에서는 얻어낼 수 없는 시각적 효과를 획득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시간의 흔적을 역추적하게 함으로써 또 다른 층위의 시간성과 물질성에 대한 고찰을 이어간다.

《시간/물질: 생동하는 뮤지엄》을 통해 뮤지엄과 작가가 함께 만들어 낸 서사와 충돌, 그리고 새로운 감각과 가치를 발견해 보기를 바란다.


작가소개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국제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각가 신미경(b.1967)은 고대 유물 등 다양한 문화적 생산물을 일상적인 재료이자 쉽게 녹아 사라지는 속성을 지닌 비누를 이용해 번역하는 작업을 선보이며 '시간성'을 주요한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의 재해석을 통해 재현된 작품들은 전시 장소와 감상자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에 따라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케 한다. 신미경은 <번역 시리즈>, <고스트 시리즈>, <화장실 프로젝트>, <화석화된 시간 시리즈>, <폐허> 등 다양한 작품군을 선보여왔으며, 최근에는 비누 외에도 세라믹, 제스모나이트, 브론즈와 레진 등의 새로운 재료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거석》(프린세스호프 국립도자박물관, 2022), 《앱스트랙트 매터스》(씨알콜렉티브, 2021), 《날씨》(바라캇런던, 2019), 《오래된 미래》(우양미술관, 2018), 《사라지고도 존재하는》(아르코미술관, 2018), 《신미경 개인전》 (스페이스K, 2016), 《진기한 장식장》(학고재 상하이, 2016), 《올해의 작가상 2013》(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3), 《트렌스레이션》(런던 헌치 오브 베니슨 갤러리, 2011), 《트렌스레이션》(국제갤러리, 2009), 《퍼포먼스&쇼》(브리티시 뮤지엄, 2004)가 있다. 광주 아시아문화전당(2021), 서울대학교 미술관(2021), 대전미술관(2021), 여수국제미술제(2020),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2020), 스톡홀름 국립미술관(2020), 경기도미술관(2019),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2017), 사치갤러리(2017)등 국내외 유수 기관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올해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에서 초대형 비누 조각상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미경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과 영국 왕립예술학교 졸업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미국 휴스턴 미술관, 영국예술위원회, 영국 브리스톨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주최.주관: 코리아나미술관
협력: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후원: ㈜코리아나화장품,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2023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출처: 코리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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