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심상용)과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는 시간과 전통을 주제로 하는 기획전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를 3월 24일(금)부터 5월 28일(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 소통의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을 맺고 교류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더욱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삶을 살지만 현실에서는 고립되고 파편화된 초개인주의적 사회가 도래했다.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전통의 가치를 제안한다.
전통은 함께 공유하는 상징과 믿음을 통해 서로 소통하지 않아도 공명하는 공동체를 만든다. 공동체와 함께 이어진 전통적 가치관은 우리가 먹고 입고 사는 삶의 방식에 녹아있다. 전시는 의·식·주를 기반으로 현대인의 삶의 단면을 포착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 75점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면서도 오늘날의 쓰임새에 맞게 편의를 확보하는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약 100여 점이 넘는 소장품을 통해 구성되며, 시간을 뛰어넘어 전통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는 일상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크게 3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시간을 뛰어넘는 여행의 시작점인 [섹션1]‘오늘, 우주의 시’는 상호 연결되어 정처 없이 흐르는 시간 속 잠시 멈추어 사유할 수 있는 틈을 제공한다. 김보민의 도시-산수화는 전통과 현대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여행을 시작하게 한다. 이인선의 기계자수와 김미라, 양유완, 정유리의 은 주병 그리고 백남준의 〈토끼와 달〉은 시간이 중첩된 초현실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다기와 함께 전시된 이성자, 김수자, 장욱진, 이종상, 하동철의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삶의 보편성을 다룬다.
[섹션2] ‘지속될 느낌’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박진아와 조해리는 자전적인 경험을 담은 작품으로 일상을 보여주고, 이은범의 〈청자 상차림〉과 양혜규의 〈중간유형 – 구렁이 생명체〉에서는 인류역사 속에서 공예가 갖는 근본적인 미감을 드러낸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문영민과 류성실의 작품은 〈명재 윤증 기제사상〉, 〈노마드 제사상〉과 함께 전시되어 시대에 따라 변화하면서도 전통적으로 지켜 내려오는 의식을 포함하는 우리 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보여준다. 전통 복식인 조선시대의 도포와 고려와 삼국시대 복식을 토대로 재현한 말두고, 백습고, 그리고 백자 주병은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 시리즈와 함께 전시되며 옛것에 새로움을 불어넣고,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미의식을 보여준다. 전시장의 중심에는 서도호의 〈Gate-small〉과 함께 김태호, 정재호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며 거주 그리고 기억의 방식을 다룬다.
현재 우리의 일상적 모습을 담담한 필치로 보여주는 우덕하의 〈사람들〉로 시작하는 [섹션3]‘기억하기 또는 살기’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정서를 오가며 이어질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열림과 닫힘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분할하는 이문(二門)을 중심으로 전시장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의 풍경과 삶을 담은 작품을 보여준다. 서용선과 조덕현의 작품은 시대와 공간 그리고 계층을 뛰어넘는 사람들의 기억을 다룬다. 윤석남, 이인진, 권창남은 어머니 그리고 가족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이야기하며 다발킴의 작품은 분절된 이념을 뛰어넘어, 화해와 융합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한복으로 보여준다.
전시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연계 심포지엄이 4월 28일(금) 개최된다. 한류와 전통, 그리고 한국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심포지엄은 국내외 다양한 인사를 초청하여 진행한다.
참여작가: 강소청, 권대섭, 권창남, 김미라, 김보민, 김성철, 김수자, 김용회, 김일웅, 김태호, 다발킴, 류성실, 문영민, 문혜진, 박서희, 박성철, 박진아, 백남준, 서도호, 서용선, 신경균, 심현석, 양유완, 양혜규, 여병욱, 오지은, 우덕하, 유희송, 윤석남, 이강연, 이강효, 이건민, 이경선, 이경아, 이성자, 이수경, 이윤신, 이은범, 이인선, 이인진, 이종상, 이준호, 장욱진, 정유리, 정은미, 정재호, 정재효, 조덕현, 조재량, 조창근, 조해리, 최지광, 하동철, 한정용, 허상욱, 황갑순
주최: 서울대학교미술관, 재단법인 아름지기
출처: 서울대학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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