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미술관은 2020년 9월 16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손의 기억 Embroidered on Memory》 전시를 개최한다.
2020년 상반기, 예기치 못한 감염병의 전지구적 유행으로 미술관도 휴관과 재개관을 거듭하며 준비하던 프로그램을 재고해야 했다. 혼돈의 시대에 과연 예술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대안을 고민 하던 중 예술 고유의 가치를 돌이켜보며 전통적 개념으로서 예술가의 손, 그리고 손의 창작 과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날 현대미술의 흐름에는 예술가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창작 행위보다 개념이 앞세워진, 보이지 않는 위계가 존재해 왔다. 많은 작가들이 수공의 기술을 뒤로한 채 관념에 천착해온 과정들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의 손이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던 사회가 병들어 버린 지금, 잃어버린 손의 노동, 손의 창작 행위를 다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는 즉, 예술의 근원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다섯 명의 작가는 각각 독창적인 창작 방식과 작품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주로 섬유 매체를 재료로 삼고 손으로 시간을 쌓아가는 수공예적, 수행적 방식의 창작 과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공유한다. 작가들은 느리고 꼼꼼한 과정들을 통해 작품에 충실히 손의 기억들을 담아내었다. 예술가의 생각하는 손으로 발화할 시간의 서사들이 부디 상처 입은 사회를 치유하고,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잊지 않고 지녀야 할 삶의 태도를 성찰하도록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참여작가
김순임,
정문열, 조소희, 최성임, 최수정
주최: 세화미술관
후원: 흥국생명
출처: 세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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