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카본 Soft Carbon

엘리펀트스페이스

Sept. 13, 2023 ~ Sept. 24, 2023

 「약 5억 년간 번영과 발전을 이룩한 티에리언의 익히 알려진 습성으로는 자절(autotomy)문화가 있다. 이것은 매우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으로 자신의 꼬리를 절단함으로써 성인이 되는 의식이다. 의식은 사당으로 여겨지는 신성한 나무에서 치뤄졌으며 티에라의 이 ’신성한 나무‘는 식물과 동물의 중간 형태로 이동성은 없으나 근육과 소화기관을 갖고 있으며 촉수를 통한 의사소통 역시 가능했다.」 ─ 《소프트 카본 Soft Carbon》 배경 서사 中

토머스 네이글은 "박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 물으며 박쥐 역시 감각적인 존재이지만 박쥐의 소나(Sonar)는 우리의 경험과 너무나 달라,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떠한가? 우리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일까? 혹은 우리의 경험도 각자 너무나 달라서 서로를 느낄 수 없는 것일까? 이에 관해 프랭크 잭슨은 네이글의 질문이 "하나의 경험에 관한 지식으로부터 다른 경험에 관한 지식을 외삽하는 것, 낯익은 경험을 바탕으로 낯선 경험이 어떠한 것인지를 상상하는 것"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작년의 전시 《프로토 카본》에서는 워크숍 참여자가 만든, 각자의 세상에서 나온 조형물과 이야기로 하나의 가상 세계를 만들어 냈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누군가의 상상을 구체화하고 그 상상을 모은 하나의 세상을 만듦으로써 우리가 속한 사회, 나아가 실재하는 자연마저도 인간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가상임을 주장했다. 이번 전시 《소프트 카본》은 《프로토 카본》의 토대 위에서 일어나는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다. 《프로토 카본》이 관객 참여를 통해 얻은 데이터에서 출발한 탑-다운 방식의 접근이라면 《소프트 카본》은 시놉시스에서부터 시작한 바텀-업 방식의 기획이다. 《프로토 카본》이 실체가 모호한 것을 측량하기 위해 낯선 것에서부터 시작했다면 《소프트 카본》은 낯선 경험을 만들기 위해 낯익은 경험에서 시작한다.

티에리언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물리적인 실제 세상과 감각되고 인지되는 세계를 구분했다. 게임 엔진을 이용해 가상의 배경을 만들고 센서를 이용해 환경을 파악하고 움직이는 조형물을 제작했다. 이야기를 부여하고, 물리적인 실제 세상과 감각되고 인지되는 세계를 이어주는 인터페이스를 설계함으로써 낯익음과 낯섦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소프트 카본》은 낯익음에서 출발한 낯섦을 눈에 보이는 형태와 움직임으로 만들어 낸 미니어처 같은 세계이다.  《프로토 카본》과 《소프트 카본》은 각기 다른 곳에서 출발했으나 목표 지점은 같다. 다름을 인지하는 일과 그럼으로써 현실을 확장하는 일. 이 두 번의 전시는 상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우리 사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감독: 김시마(Sima Kim)
3D/개발: 김시마(Sima Kim)
공간 디자인 박예림(Rim Park)
스토리텔링: 이젤(Easel)
PM: 박이선(Leesun Park)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전시 오프닝: 9월 13일 (수) 17:00


전시 연계 워크숍
〈전시 연계 워크숍 명: '자절인(自切人)을 위한 박제실험'〉
워크숍 장소: 엘리펀트스페이스,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7길 7  (전시장과 동일)
워크숍 일정: 9.16(토), 9.17(일) 13:00-15:00
워크숍 참여 링크: https://forms.gle/Z6UHukxuq5QBB3X18


공연
공연 장소: 엘리펀트스페이스,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7길 7  (전시장과 동일)
공연 일정: 9.17(일) 17:00 ~
라인업: Noi, Chichikafo, Baked Paint, Sentimental Chakra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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