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는 ‘한러대화’와 함께 한러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소비에트 뉴웨이브의 대표적인 작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라리사 셰피트코, 엘렘 클리모프의 주요 작품을 상영하는 특별전 “소비에트 뉴웨이브 - 시적 영화의 세 감독”을 11월 28일(금)부터 30일(일)까지 개최합니다. 세 감독은 모두 1930년대에 태어나 모스크바 국립영화학교(VGIK)에서 함께 공부한 동문으로, 1960년대 이후 ‘소비에트 뉴웨이브’를 이끈 세대를 대표합니다.
‘해빙기(Thaw)’ 시기에 등장한 새로운 젊은 감독들은 변화하는 시대의 정신을 포착하고 표현하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특별히 이 세 감독은 역사적·전기적·문학적 소재를 넘나들며, 서정적인 이미지와 철학적 성찰을 통해 삶을 사유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자유로운 표현의 흐름 속에서 1960년대 소비에트 작가주의 영화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교조주의를 넘어서는 독자적인 미학적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새로움은 동시대 서구의 ‘뉴웨이브’들과 맥을 같이하는 거대한 흐름의 일부이기도 했습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장편 데뷔작 <이반의 어린 시절>(1962)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깊은 영적 통찰과 이미지의 시학으로 세계적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시적 영화의 전통을 세계 영화사의 중심으로 이끌었습니다. 라리사 셰피트코는 데뷔작 <폭염>(1963)에서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와 더불어 민속적 소재와 전통 예술의 미학을 현대적 영화 언어로 재해석하며 독창적인 양식을 구축했습니다. 엘렘 클리모프의 <컴 앤 씨>(1985)는 한 소년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전쟁의 공포를 강렬한 시적 알레고리로 변환시켜 표현의 극점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세 감독의 ‘시적 영화(poetic cinema)’는 삶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예술적 이미지 창조의 열망을 가장 선명히 드러낸 흐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은 1960년대 러시아 시적 영화가 지닌 서정적 아름다움과 정신적 깊이,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새로운 예술 언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별전 기간에는 모스크바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세르게이 라브렌티예프가 참석해 홍상우 교수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엘렘 클리모프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이지연 교수의 라라시 셰피트코의 영화에 대한 강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최: 한러대화(Korea-Russia Dialogue),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후원: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모스필름,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출처: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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