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영수)은 조선 후기 풍요롭고 구경거리가 넘쳐나던 서울의 풍경을 담은 한글 노래 『한양가』를 중심으로, 기획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를 2023년 9월 27일(수)부터 2024년 2월 12일(월)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1844년 한산거사가 지은 『한양가漢陽歌』는 조선 후기 수도 한양의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본 듯 그려낸 한글 가사이다. 묘사가 매우 생생하고 내용이 흥미로워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상업용 출판물인 방각본으로도 간행되었다. 한양을 이해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한양가』는 한양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한글 문학으로, 그동안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게 부각되어 왔다. 한양 시장에서 파는 물건, 별감의 승전(承傳)놀음 등 다른 사료나 개인 문집 등에는 없는 조선 후기 한양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내용이 다수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양가』는 중인층 이하로 추정되는 저자가 사대부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한양의 시정 풍속과 사람들의 삶에 주목하여 한글로 쓴 문학 작품이기에 사료로서의 역할을 겸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우리말글의 관점에서 『한양가』의 가치를 조명하는 최초의 전시이다. 이를 위해 『한양가』에 묘사된 조선 후기 한양의 여러 공간을 거니는 것처럼 전시장을 구성하고, 『한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방식으로 연출하였다. 이 전시에서는 문헌자료에 등장하는 실제 대상을 직접 보여주는 타 박물관 전시와는 달리, 『한양가』의 문장과 단어를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이 우리말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한양가』에 나타나는 직업명과 물건명 등 다양한 우리말 어휘를 통해 당시의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1부 아름다운 수도 한양을 노래하다>에서는 한글로 노래한 서울 문학 작품을, 고려가요에서부터 한산거사의 『한양가』에 이르기까지 소개하고, 『한양가』가 등장하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관련 유물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2부 활기차다 한양 거리, 번화하고 신기하다>에서는 『한양가』의 내용에 따라 전시장을 구성하고, 왕의 공간 궁궐에서부터 관아가 있는 육조거리, 왁자지껄 시장, 별감의 승전놀음, 왕의 능행길, 궁에서 열린 과거 시험장 풍경 등을 관련 유물 및 인터랙티브 영상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3부 변화하는 수도 서울, 힘차게 나아가다>에서는 『한양가』 이후의 서울 관련 문학 작품을 비롯해 사진 및 지도, 서양 서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끊임없이 도약하는 수도 서울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전하는 『한양가』의 목판본과 목판, 다양한 필사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이다.(붙임2 참조).

또한 『한양가』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유물로 중요 자료 및 희귀본들이 다수 공개된다. 한글로 풀어쓴 전염병 치료서 『간이벽온방언해』(1578)(보물), 김천택이 엮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 『청구영언』(1728)(보물), 허준이 저술한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서 『동의보감』(1613)(초간본), 조선 후기 거문고 악보 『삼죽금보』(국립국악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등을 꼽을 수 있다.

『한도십영漢都十詠』(1479년경, 국립한국문학관)은 조선 전기 한양의 열 가지 경치를 노래한 한시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국내 유일본이며 실물로는 처음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지털화, 관람객의 참여, 관람객과 상호 작용, 지속 가능성, 접근 가능성이라는 5가지의 핵심 가치를 구현하고자 했다.

일반 관람객 및 관련 연구자들이 전시 내용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전시 이후에도 즐기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서 전시 도록 및 리플릿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직접 전시장에 오지 못하는 분들도 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전시를 관람하고 동영상까지 재생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주요 전시 유물의 원문 이미지는 디지털한글박물관 웹사이트에서 상시 서비스할 계획이다.

관람객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전시 개막 이전부터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전시 홍보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개막 전에는 『한양가』의 전체 내용을 5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했으며, 개막 후에는 『한양가』의 주요 인물 및 조선 후기 한양의 명승지, 서울의 옛 한글 지명 등을 소개하며 기념품 증정 이벤트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 및 인근 지역 초․중․고등학교 교사, 전국의 관련 분야 교수 및 연구자, 복지관 관계자 등을 특별 초청해 전시 해설함으로써 보다 많은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시장에서는 인터랙티브 영상 및 체험물 ‘궁궐 안팎에서 일하는 사람들’, ‘왁자지껄 시장 골목, 각색 물건 벌였구나’, ‘보기에 번화하고 듣기에 신기하다’,‘성향으로 보는 『한양가』 속 나의 직업 찾기’ 등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전시 구현을 위해 전시 안내는 종이 출력물 대신 온라인 형태로 전환해 개인 모바일 기기 등에 파일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중요 전시 유물 36건은 전시장에서 정보 무늬(QR코드)를 통해 개인 모바일 기기 등에서 전시 설명 및 이미지, 음성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문화 취약 계층인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친환경 종이로 점자 안내 책자를 제작하였다. 또한 지난 전시에 사용한 전시 보조물을 재활용하였으며, 이번에 제작한 가구와 집기들을 앞으로의 지역 순회전에서 다시 활용할 계획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로 쓴 『한양가』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한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시 서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였다. 또한 매력적인 한글문화 콘텐츠의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세계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2023년 10월 13일(금)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1층 강당에서 <『한양가』로 그려낸 조선 후기 한양>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문학, 국악, 역사, 복식사, 미술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조선 후기 한양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아낸 한글 노랫말의 가치를 조명할 예정이다. 관련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11월 한 달간 기획전시실 입구에 비치된 문제지를 풀고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증정한다.

출처: 국립한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