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센터 재개관 희곡제: 침묵과 말대꾸〉 연계전시로 열리는 《지구를 겪어본 적이 없네요》는 “다른 손”을 주제로 서울연극센터에 모인 47편의 희곡을 4인의 시각예술가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들여다봅니다. 1층에 들어서면 김허앵 시각예술가의 신작 회화 〈지구를 떠나서〉와 〈내가 넙치였을 때〉가 이번 전시의 넓고 다양한 주제를 안내합니다. 더 안쪽으로 이동해 극작가의 희곡을 47개의 작품카드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울연극센터에 ‘다른 손' 희곡이 도착해있습니다. 쌓여있는 박스 옆, 빈티지한 가구와 조명 사이로 희곡이 놓여 있습니다. 동시대라는 현재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이 공간에 놓인 여러 사물에 스며 있습니다. 관람객이 희곡을 읽고, 쓰고, 듣고, 또 다른 이야기를 떠올려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미디어아티스트 오로민경의 〈발생되는 이야기들을 위한 BGM〉이 3층 전시공간을 아우릅니다. 무대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비치된 희곡을 읽으면, 맞은 편과 2-3층 계단에서 오로민경과 더블데크웍스가 작업한 〈다른 손들의 응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대 앞, 시각예술가 노상호의 〈더 그레이트 챕북〉의 드로잉을 손으로 넘기며 희곡에 담긴 이야기를 이미지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중앙에 놓인 두 개의 테이블에 놓인 희곡을 읽거나 필사지에 옮겨보며 글을 천천히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무대 왼편에서는 발췌한 희곡을 텍스트 극으로 풀어낸 디자이너이자 작가 윤충근의 〈텍스트 플레이〉가 스크린에 상영됩니다. 왼편 모니터에서는 대사가, 헤드셋에서는 배우 김문희의 낭독음성이 나옵니다. 오른편 모니터에서는 지문이, 헤드셋에서는 DJ 고경임 의 사운드 이펙트가 흐릅니다.
《지구를 겪어본 적이 없네요》의 전시 제목은 조소민 작가의 〈세면대 옆 세이렌〉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지구에 발 딛고 있는 우리는 지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면서도, 앞으로 어떠한 지구를 겪게 될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각자의 저편에 있는 존재들의 삶을 알지 못하기도 하죠. 서로 겪지 않은 어떤 것을 가지고 나누는 대화, 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의 공간이 ‘희곡’이라는 문자 기반 예술이 발생시켜 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이곳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다가오고 있는 변화를 예비하는 마음을 다져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연극센터 재개관 희곡제: 침묵과 말대꾸〉의 낭독공연, 현장감상회 등의 프로그램이 열리는 동안에 전시장은 다른 모습으로 희곡과의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 될 것입니다. 5월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희곡이 다양한 매체에 흐르고, 낭독자의 입으로 발화돼 공기 중에 퍼지며, 여기에 응답하는 뜻 밖의 신호를 마주치는 순간들이 일어나기를 바라봅니다.
참여 작가
46명의
극작가 윤미희 김연재 김은한 양은실 강세진 곽시원 이휘웅 김서현 박한결 이은용 이한솔 강한나 배해률 신해연 허선혜 류연웅 박찬규 서동민 윤노아 이철용 김지우 홍기황 장정아 김옥미 장지혜 이남주 김동국 김지현 홍경진 구지수 전서아 김영빛 김주희 강동훈 박아영 신지원 최세리 곽지현 박예지 송재원 송천영 나수민 윤소희 조소민 김도담 하채린 4인의 시각예술가 김허앵 노상호 오로민경 윤충근
주최・주관: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 희곡운영단
전시기획・글:
더블데크웍스 double.deck.works (강재영 김솔지)텍스트
큐레이션: 김연재협력:
이홍도 허선혜그래픽
디자인: 윤충근희곡
낭독: 김문희사운드
이펙트: 고경임공간
연출: 근면스튜디오미디어
장비: 명성미디어시트:
심애드운송:
다솜아트, 임성수설치 협력: 장시재, 정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