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필교 개인전: 홀로 피는 꽃은 없다

아트노이드178

2021년 6월 18일 ~ 2021년 7월 8일

박필교 작가의 개인전 <홀로 피는 꽃은 없다>가 6월 18일부터 7월 8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열린다.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 박필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간 던져온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에 대한 물음을 본격적으로 탐색해 들어간다. 

이전 전시 <상냥한 도살자>(개인전, 2019),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단체전, 2020), <떠들지 않는 사람은 위험하다>(단체전, 2021) 등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의 블랙 유머는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의 고유 시그니처로 유감없이 발휘된다. 놀이공원, 해변 등 통상 인파가 몰리는 일상 공간에서 홀로 벌거벗고 서 있는 남자의 몸은 우스꽝스럽다 못해 얼핏 안쓰러운 느낌마저 든다. 

작가의 자기 희화화 작업을 통해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구체적인 자유의 형태와 한계를 상상해 보는 것은 박필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하나의 포인트이다. 자유롭다는 것, 경직된 통념에서 벗어나 ‘자유라는 옷을 입은’ 자가 욕망하고 있는 바는 무엇일까? 

“작품 속 등장인물은 혼자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둘러싼 인물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서의 박필교와 마주하고 있다. 또 등장인물 박필교가 그려진 이미지를 촬영하는 있는 렌즈 속 시선과도 마주한다. 이러한 시선들은 모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적절한 거리 감각은 관람자들에게 이미 익숙하다. 이것은 작품을 보는 시선에 관한 문제로,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문화 코드이다. 작가는 보편적인 회화의 감상법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남을 의식하지 않고 홀로 자유를 누리려는 욕망과 동시에 모든 순간을 공개하고 주변의 시선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욕망을 동시에 드러낸다.” 
- 박겸숙·아트노이드178 대표·전시 서문 중

자유라는 옷을 입었어도 ‘자유’라는 관념 자체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아무리 벗어도 벗어나기 힘든 관념의 굴레를 타파하려는 작가의 분투가 아름답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강조하고 있는 ‘사이’와 ‘틈’에 주목한다면 틀림없이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생각을 이따금씩 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려 발버둥 칠 때, 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허덕일 때, 여러 가지 관계에서 오는 갈등에 고단함을 느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온전히 나를 위한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소망하게 된다. 사회적 구조에 맞춰진 내가 아닌 자유롭고 직관적으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과연 그러한 삶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그러한 삶은 정말로 자유로울까, 라는 물음들을 탐구해 나가기 시작했다. (...) 나에게 있어 벌거벗음은 자유라는 옷을 입은 것과 같다.” 
- 박필교 작가 노트에서

6월 18일 공식 오프닝 행사 없이 전시가 시작되며, 전시 기간 중 12시부터 19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월 휴관). 아트노이드178(성북구 삼선교로6길 8-5(B1))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참여작가: 박필교

출처: 아트노이드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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