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희 개인전: 생략된 궤도

더레퍼런스

2022년 10월 6일 ~ 2022년 10월 16일

더레퍼런스에서는 오는 10월 6일(목)부터 10월 16일(일)까지 박지희의 개인전 «생략된 궤도 Elliptical Orbi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 기술 융복합 지원사업 선정 발표작으로, 재생 공간을 생물학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그것을 설치, 조각, 드로잉등으로 풀어낸 전시이다.

박지희는 도시를 구성하는 건축물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 안의 사람과 유기물의 관계를 통해 도시풍경을 재구성해 온 시각예술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21년부터 실험해 온 근대산업 재생건축물에서 수집한 곰팡이의 색상 연구와 그에 따른 시각 설치물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 섬유산업의 효시인 경성방직의 영등포 공장 터에 재건된 옛 사무동 일대에서 수집한 미생물에서 추출한 안료로부터 출발한다. 작가는 비록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랫동안 존재해 온 도시의 공동서식자인 곰팡이가 환경에 적응하며 내뿜는 색상에 주목했다. 인간이 색을 통해 비로소 곰팡이를 인지하는 순간은 서로 다른 생물종이 하나의 공간(건축물)이 공유하며 일시적으로 만나는 궤도의 교집합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러한 안료에 대한 탐구를 통해 균들이 내재하고 있는 거대한 시간성과 물질적인 가능성을 끌어내고 건축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 기억과 경험 사이의 중간 지대를 탐색한다.

전시 «생략된 궤도 Elliptical Orbit»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생물들과 공유하며 변화해가는 도시의 모습을 재생건축의 단면을 통해 들여다본다. 재생건축이란 옛 건축물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원형 또는 일부를 선택적으로 남기며 새로운 기능과 용도를 부여하는 리모델링 방식을 일컫는다. 재생건축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무엇을 기억하고 보존할 것인가’의 질문을 내포한다. 일련의 연구를 통해 작가는 곰팡이가 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이 순환과 변화를 이끈다는 점에 주목하며, 작가노트를 통해 “변화란 새로운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그것을 사라지게 만드는 존재와 계속해 균형을 맞추는 순간들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한편, 전시장에는 다양한 매체와 형태로 하나의 작은 것이 반복되며 확장하는 구조들이 흩어져 있다. 경성방직 옛 사무동에서 수집한 표면과 곰팡이 색소를 결합하여 만들어낸 레진 조각 작업인 <생략된 궤도– 정지 운동, 2022>, 곰팡이의 색상으로 염색한 실로 한 개의 형태를 반복적으로 엮어 만든 섬유 작업인 <생략된 궤도- 나선 운동, 2022> 그리고 곰팡이 색상으로 물든 먼지 직업인 <생략된 궤도- 그..., 2022>가 곳곳에 펼쳐진다. 이를 통해 전시장에 입장한 관객은 작업의 일부가 되어 옛 건축물에서 걷어올린 또 다른 존재의 시간성과 그들의 증식과 이탈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작가가 전국 곳곳에 포진한 옛 경성방직 공장터에서 수집한 진균류를 안료로 추출하는 연구 과정이 아카이브로 비치한다. 도시 재생건축과 인간-미생물 간의 관계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김경도(건축사무소 RoA 소장), 박세영(영화 ‘다섯 번째 흉추’ 감독), 정다운(국립해양생물자원관 미생물 연구원) 등 각 분야 전문가와의 인터뷰 및 글을 모아

출판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가는 도시의 복합적 시간 궤도를 상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지희 Jeehee Park
박지희(b. 1984)는 생물학, 인류학, 물리학, 민속학에 기반해 근대 건축물과 도시를 탐구하는 조각가다. 인간 중심주의적 사건과 의미가 중심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사람, 시간, 역사가 근대 건축물과 맞물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
최근까지 미국 LA의 MAK center 레지던시, 스코틀랜드의 글렌피딕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상하이 스와치 아트 피스 호텔 아티스트 레지던스의 펠로우십에 선정되었다. 또한, Kenneth Armitage Young Sculpture Prize와 SFAC 신흥 예술가 기금(2020)과 ARKO 예술 및 기술 예술가 기금(2021)을 받았다.
최근 서울 온수공간에서 열린 개인전 《The Fuzzy Crystals》(2020)를 포함하여 미국 LA MAK center에서의 그룹전 《Michael was a good neighbor》(2019), 《서울 포커스 [25.7]》(북서울미술관, 2017), 스위스 뇌샤텔에서의 그룹전 《Neo geography 1》(CAN(Centre d'art Neuchâtel), 2017) 《직사각형은 언제 평행사변형이 될까?》(대안공간 루프, 2015), 《The tomorrow people》(Elevator gallery and Fishmen H.Forman&Son, 2014), 부산비엔날레 특별전《학습의 정원》(부산문화회관, 2012) 등 국내외 여러 곳에서 전시한 바 있다.

주관·주최: 더레퍼런스, 박지희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출처: 더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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