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民俗)의 의미와 가치를 소개하는 《민속이란 삶이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우리 민속은 20세기 초에 학문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의 민속학자들은 민간신앙, 무속, 연희, 놀이, 일생의례, 설화, 민요, 의식주, 생업 등 당시의 삶 전반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민속이란 그릇에 삶의 모습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서 어제와 오늘의 우리 삶을 만나보고, 내일의 우리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 더불어 민속의 참모습을 공감해 보고, 각자의 삶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1부
민속에 관심을 갖다민속(民俗)은 1920년대부터 이 땅에서 근대 학문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일제의 강점하에 있었던 조선에서 어떤 이들은 조선인의 민족성 확립과 고취를 위해, 또 다른 이들은 일제의 식민 통치에 복무하기 위해 민속을 다뤘다. 이처럼 이들 모두가 민속에 관심을 둔 이유는 조선의 민속에 조선인의 사상과 생활상이 담겨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민속의 조사와 연구, 학회 창립 등 여러 활동으로 이어졌고 광복 직후 민속을 기반으로 박물관을 설립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었다. 당시의 활동은 오늘날에 전해져 우리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중요한 자료로 남아있다.
2부 ‘민’이란
뜻이 바뀌다민속(民俗)에서 ‘민’은 민속을 향유하는 주체를 뜻한다. 애초에 ‘민’은 피지배 계층을 나타내는 계급적 성격을 띠었던 말로 서민, 상민, 평민 등 양반에 대립되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이들은 주로 농촌, 어촌, 산촌 등에서 모여 살았고 민속을 향유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민’의 의미는 민중, 대중, 국민 등으로 바뀌게 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로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었고, 민속의 현장은 도시로까지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의 가상공간에서도 민속을 향유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부
민속의 영역이 확장되다시대가 변했지만 민간신앙, 무속, 연희, 일생의례 등은 여전히 민속(民俗) 연구의 주요 대상이다. 예전부터 민속으로 다루던 대상이 ‘K-culture’란 이름으로 국제적 유명세를 치르고 있기도 하다. 7080 혹은 8090 등으로 일컬어지는 우리의 지난 일상도 추억이란 이름으로 민속이란 그릇에 차곡차곡 담기고 있다. 현재의 민속은 예전과 달리 그 내용이 보다 다양화되고 영역이 확장되었다. 국내를 넘어서 해외동포의 생활상과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민속을 비교하기도 한다. 다문화, 고령화, 환경오염, 전염병 등 현재적 문제도 삶과 일상의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일상과 생애가 민속이 되고, 산업단지와 차이나타운 등 새로운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민속으로 다루기도 한다. 이처럼 요즘 민속은 현재 진행형인 우리의 삶으로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