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과 콘부 - 바다가 잇는 한일 일상

국립민속박물관

2019년 10월 2일 ~ 2020년 2월 2일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10월 2일(수)부터 2020년 2월 2일(일)까지 일본국립역사민속박물관(관장 구루시마 히로시久留島浩, 이하 역박)과 함께 공동특별전 ‘미역과 콘부다시마- 바다가 잇는 한일 일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해산물 소비 문화에서 어업과 신앙, 근대기 일상 변동 등, 바다를 둘러싼 한일 일상을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미역과 다시마 채취선인 ‘떼배와 이소부네’를 비롯해, ‘청새치 작살 어구’ 등의 국가 및 지방 지정문화재 12점을 포함한 450여 점의 자료와 영상, 사진 등이 전시된다.

미역과 다시마처럼 닮은 듯 다른 한일 문화
미역과 다시마(일어명 콘부)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오래 전부터 일상의 음식으로 친숙한 해초이다. 그러나 의례나 선물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서는 미역이, 일본에서는 다시마가 더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다 밑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길고 검푸른 자태를 흔드는 미역과 다시마는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르고 다르지만 어딘가 많이 닮아 있다. 이 전시는 바로 미역과 다시마처럼 서로 닮았지만, 다른 한일 일상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동네 생선가게에서 바다로 떠나는 여행
전시는 바다가 아니라 우리 일상의 동네 생선가게에서 출발한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무슨 해산물을 어떻게 먹고 있는 것일까? 매일 지나치면서도 깊이 생각해 본적 없는 동네 생선가게를 통해 꾸밈없는 한일 양국의 일상을 비교해 볼 수 있다.

‘1부 바다를 맛보다’에서는 한일 모두의 일상이 해산물 없이 유지될 수 없음을 다양한 역사 자료를 통해 살펴본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해산물을 먹지 않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다. 한일 양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해산물 종류나 요리 방식이 상이함에도, 해산물은 맛의 기본이 되고, 중요한 의례에 없어서는 안 된다는 필수품이라는 점을 일본 산해 명물 『도회日本山海名物図会』, 헤르만 산더 『풍속화첩風俗畫帖』, <일본 후쿠오카시 히가시구 히로의 설날 장식> 등을 통해 보여준다.

‘2부 바다에서 살아가다’에서는 우리에게 해산물을 가져다주는 한일 어민의 기술과 신앙을 소개한다. 가까운 이웃인 한일 양국 어민의 어업 기술은 얼마나 비슷하며 다를까? 인간의 지혜를 뛰어넘는 대자연인 바다와 대면해, 어민은 어떠한 마음을 가져왔을까? 막연히 상상해 왔던 한일 어민의 세계를 한일 갯바위 어구 비교, 한국의 갯벌 어업과 일본의 태평양 참치 어업 비교, 한국 어민의 ‘장군 신앙’과 일본 어민의 ‘에비스 신앙’ 비교 등을 통해 깊숙이 들여다본다. 또한, 관람객이 다양한 한일 갯바위 어로 도구를 비교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3부 바다를 건너다’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었지만, 사람과 함께 기술과 문화는 언제나 바다를 건너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온 과정을 조명한다. 여기에서는 <오키나와부터 한반도까지의 해녀 도구>, 한일 어민간에 맺어진 <향리동 증명서>와 <한국해 출어 에마>, 일본 대어기大漁旗로부터 영향을 받은 한국 풍어기豐漁旗, 한일 어로요 등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기술과 문화의 전파뿐 아니라, 양국민이 이를 자신의 일상 속에 주체적으로 수용해 나간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일본 해녀가 일본에 온 한국 해녀에게 배워 만든 해녀복 <조센>은 한일 어민의 역동성이 남긴 ‘교류의 증거’로 제시될 것이다.

‘에필로그 바다가 잇다’에서는 한국의 명란이 일본으로 건너가 ‘멘타이코’가 되었다가 일본에서 다시 한국에 영향을 주는 긴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소개하는데, 문화의 ‘변용’과 ‘수용’을 강조하는 전시의 메시지를 관람객에게 다시 한 번 전달해 줄 것이다.

이웃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기 성찰의 계기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일본 역박과 3년간의 공동 연구를 거쳐, 2년 간 전시 구상부터 연출까지 전 과정을 협업해 마련한 명실상부한 공동기획전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의사 소통 확대와 상호 이해 제고라는 박물관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였다. 이 전시가 서로 이웃한 한일 양국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나아가 다른 문화로만 치부할 수 없는 친근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주최: 국립민속박물관ㆍ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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