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나씨 개인전: The Season We Fade Away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

스페이스K 서울

2025년 12월 12일 ~ 2026년 2월 13일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은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라는 제목으로 무나씨(b.1980)의 개인전을 연다. 그는 한국화를 기반으로 마음과 관계,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내면의 파동을 오래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회화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하나의 여정이자, 자신을 들여다보는 조용한 수행의 장이 된다.

무나씨는 종이 위에 남는 한 획을 마음의 표면, 곧 수면(水面)에 번지는 파문에 빗댄다. 아주 미세한 떨림이 물결이 되어 퍼져나가듯, 말로는 붙잡을 수 없는 내면의 움직임이 화면 속에서 천천히 형태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는 감정이 관계 속에서 어떻게 태어나고, 또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바라본다. 감정은 타인과의 마주침에서 깨어나 흔들린다. 관계와 감정은 수면 위의 물결처럼 서로에게 스며들며 빛을 교환한다. 작가는 그 미묘한 균형의 순간을 붙잡는다. 서로 마주하거나, 한 곳을 향해 시선을 나누거나, 맑은 물 위에 반사된 얼굴 앞에서 잠시 숨 고르는 순간까지.

무나씨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정의하지 않는다. 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두는 방식을 택한다. 그 수용의 태도는 결국 타인을 통해 나를 다시 비추는 일이며, 흔들림 속에서 나의 모습을 고요히 바라보는 일로 이어진다.

이름에 담긴 ‘무(無)’와 ‘나(我)’처럼, 그의 작업은 채움과 비움, 타인과 자아의 경계를 오가며 그 사이의 여백을 들여다본다. 전통 필묵의 호흡과 현대적 감수성이 만나는 화면에서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모습을 바꾸어 머물고, 때가 되면 다시 떠오를 뿐이다.

《우리가 지워지는 계절에》는 감정과 관계가 교차하는 수면 위에서 우리 각자의 얼굴을 비추는 전시다. 관객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계의 떨림을 지나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고요한 순간과 만나게 된다.

참여작가: 무나씨

출처: 스페이스K 서울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

김훈규 개인전: The Prayers
김훈규 개인전: The Prayers

2025년 11월 7일 ~ 2025년 12월 20일

인 시투 In Situ
인 시투 In Situ

2025년 11월 20일 ~ 2026년 1월 18일

이희경 개인전: 바람의 속삭임 Lee Heekyung: Desir Angin
이희경 개인전: 바람의 속삭임 Lee Heekyung: Desir Angin

2025년 11월 29일 ~ 2026년 1월 10일

임창곤 개인전: 마그마가 흐르듯이 As Magma Flows
임창곤 개인전: 마그마가 흐르듯이 As Magma Flows

2025년 11월 29일 ~ 2025년 12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