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와정은 정현석, 노윤희 두 명으로 구성된 작가 듀오이다. 로와정은 두 명의 작가에 의해 탄생한 가상의 인격체이지만, 동시에 ‘로와정’이라는 이름 아래 작가로서 독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실제적 존재이다. 이러한 태생적 조건에 의해 로와정의 실체는 필연적으로 액체와 같이 유동적이고 가변적이다. 내재적으로 타자의 눈을 항시 지니고 있는 필연적 운명으로 끊임없이 내부적으로 서로를 견제하고, 비판하며, 그렇게 객관적 시선을 담보하는 과정에 의해 새롭게 그 형태를 형성하게 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작업에 대해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관계’ 또는 ‘관계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작게는 로와정을 구성하는 둘 사이의 관계로부터 시작하여, 조금 더 넓게는 로와정과 주변의 관계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사회와의 관계에 이른다. 이러한 관계는 둘 사이의 섬세한 조율에 의해 시각화되며, ‘둘’이라는 구조에 의해 태생적으로 가진 타자의 시선을 통해 사적이면서 동시에 객관적이고,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이며, 무엇보다 내밀하지만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독자적 시선으로 드러난다.
로와정은 <Fringed with Joy>(2016)에서 아마도예술공간의 물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틀’과 ‘놀이, 그리고 ‘자화상’이라는 세 개의 섹션으로 전시를 구성한다. 여기서 ‘틀’이란 학습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우리의 사고체계, 즉 사회적 규범과 규율, 통념에 대한 은유이며, ‘놀이’란 ‘틀’이라는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잊어버린 어떤 본질적 유희에 대한 표현이다. 그리고 그러한 ‘틀’과 ‘놀이’의 사이에 위치한 ‘자화상’은 방향을 못 잡고 불안하게 요동하는, 한없이 취약한 개인의 모습이다. 전시는 이렇게 세 개의 섹 션으로 나뉘어 드러나지만, ‘틀’은 ‘놀이’로, ‘놀이’는 ‘자화상’으로, ‘자화상’은 ‘틀’로 긴밀하게 엮임으로써 과거를 추억하기에 상실감을 지닌 인물이자 보편성의 논리 속에 개성을 잃어가는 인물이며, 순수한 본질적 유희를 추구하지만 고정된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 속 인물인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다.
오프닝: 2016년 9월 5일(월) 저녁 5시 – 8시, 아마도예술공간 1층 Bar
출처 - 아마도예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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