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생(大發生)’은 생물 개체군의 밀도가 보통보다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외부에서의 유입도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기후조건이 맞아떨어져 그것이 계기가 되어 대발생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대발생은 살아가기 좋은 조건들, 경쟁자가 없는 환경, 외부에서의 유입 등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떻게 보면 생물의 비현실적 증가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대발생은 그저 살아가면서 몇 번 경험해볼 수 있는 간단한 문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현상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질감을 느끼며 대발생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시간적 공간을 구분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적으로 흘러가던 자연의 절차들과 시간은 대발생 이후로 잠시 흔들린다. 전에 없던 무수한 개체로 나타나는 어떤 존재들의 모습을 보며 자연에 대한 원칙은 깨지고 낯선 감각으로 ‘이후의 미래’를 고민하게 된다. 즉 대발생은 질서를 어지럽히면서 동시에 ‘지금’ 이 시공간을 체감하게 하는 균열의 지점이 된다. 감각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이전의 것들은 어그러진다.
전시 《대발생》은 곽인탄, 안민환, 오제성 작가의 작업들을 소개한다. 곽인탄 작가는 기존 조각의 잔재들과 현재의 주재료들이 함께 반죽되어 이전과 다른 질감으로 재탄생한 조각을 선보인다. 안민환 작가는 자연 이미지로부터 발췌한 조각과 사후라는 시공간을 압축시킨 페인팅의 결합을 보여준다. 오제성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조각 5점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발화되고 있는 조각의 현상을 이어가며, ‘지금 이 순간’의 조각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프닝: 1. 13(금), 17:00-18:00
좌담회: 1. 14(토), 18:00-20:00
작가와의 대화: 1. 17(화), 17:30-20:00
참여작가: 곽인탄, 안민환, 오제성
기획: 박주원
그래픽디자인: 황금향
진행도움: 권정원
설치도움: 박진우
후원: 은평문화재단, 반짝반짝사진방
주최, 출처: 프로젝트 대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