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 즐거운 협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Sept. 15, 2022 ~ April 7, 2024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전은 오랫동안 꺼져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 소장품, 백남준의 ‹다다익선›(1988)을 대대적으로 복원해 다시 켜는 것을 기념한 아카이브 전시이다. 1988년 9월 15일 백남준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모니터 1,003대를 이용한 대규모 영상설치 작품 ‹다다익선›을 완공했다. 전시는 ‹다다익선>의 제작 배경과 그 이후 현재까지 작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아카이브, 그의 작품세계와 관련 자료를 새롭게 해석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는 모두 네 개 영역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다다익선›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문서, 도면, 사진 등과 ‹다다익선>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백남준의 위성프로젝트 ‹세계와 손잡고›(1988) 영상이다. 두 번째는 4채널로 이뤄진 ‹다다익선›에 상영되는 8개의 영상 작품 원본과 그것을 제작한 폴 개린의 인터뷰이다. 세 번째는 ‹다다익선› 완공 이후 지금까지 내구연한이 10년인 기계를 34년 동안 작품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자료이다. 네 번째는 이러한 과정과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오마주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다. 그리고 전시장 곳곳에 백남준과 ‹다다익선›을 함께 만들어온 사람들의 영상 인터뷰를 설치해 누군가의 기억과 회상을 통해 대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백남준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며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이 함께하는 최초”이며, “신구세대 앙팡 테러블들의 즐거운 협연”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는 음악가, 무용가, 건축가, 엔지니어, 테크니션 등 수많은 협력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의 창작 태도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다익선:즐거운 협연»에 나온 기록들은 작품을 설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업하고 노력했는지를 증거한다. 비록 주인공은 없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그가 태어난 지 90번째가 되는 해에 오랫동안 꺼져 있던 ‹다다익선›을 같은 날 다시 켠다. 남겨진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백남준과 또 그가 추구했던 예술세계와 즐거운 협연을 펼칠 수 있기를!

섹션

1. 텅 빈 램프코어
1986년 10월 백남준은 막 완공된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았고, 텅 빈 램프코어에 대규모 영상설치 작품을 설치할 것을 논의했다. 전시장은 백남준의 한국행을 담은 다큐멘터리 ‹한국으로의 여행›(1984)부터 시작해 ‹다다익선›이 설립될 때까지의 과정이 담긴 문서와 도면, 설치 사진, 작가노트 등의 기록으로 구성된다. 또 당시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이경성, 유준상, 김원, 남중희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그 시대의 맥락에서 작품이 지녔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2. NJPⅠ, Ⅱ, Ⅲ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다다익선›을 위한 영상 17점이 소장되어 있으며, 그중 8점은 작품으로, 6점은 자료로, 3점은 기타로 분류되어 있다. 작가는 이 영상들 가운데 자유롭게 4점을 선택해 작품을 구성해도 좋다고 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랫동안 ‹NJPⅠ›, ‹NJP Ⅱ›, ‹NJP Ⅲ›을 중심으로 상영해 왔다. 전시장에서는 ‹다다익선›을 위해 작품으로 등록된 8점의 영상 소프트웨어를 모두 상영하고, 당시 영상을 제작한 폴 개린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영상 작품으로서 ‹다다익선›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3. 고장난 TV
이 영역은 1988년 ‹다다익선›의 완공 후 현재까지 내구연한이 10년인 설치작품을 34년 동안 상설 작품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기록과 테크니션 이정성, 1988년 다다익선 운영 요원으로 채용돼 오랜 시간 작품을 관리한 안종현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4. 움직이는 아카이브
아카이브는 중성상자에 담겨 보존서고 깊숙한 곳에 놓인다. 산소가 닿으면 기록들은 빛바래고 원본은 퇴색된다.
그래서 기록물이 놓인 전시장은 언제나 조금 어둡고 엄숙하다. 이러한 고요함을 깨트리고 아카이브를 아카이브가 아니게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의미가 생산되고 쌓였다가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는 그런 아카이브. 이 영역은 동시대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영규(1968~)의 ‹휘이 댕 으르르르르 어헝›(2022)은 백남준이 뇌졸중으로 투병할 때 자신의 스튜디오에 온 친구를 위해 한 손으로 연주해 주던 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이날치를 이끄는 음악감독 장영규는 백남준이 직접 연주한 음원 아카이브를 죽음의 공간 앞에 선 한국 고전설화의 주인공 심청, 춘향이의 절박한 심정으로 비유한 신곡을 선보인다.

이미지(1983~)의 ‹바이 바이 얼리버드›(2022)는 백남준의 사진 아카이브와 그 사진을 촬영한 이은주 작가의 구술 인터뷰에서 착안한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백남준을 최초의 인공위성 이름인 얼리버드에 비유하고, 그가 던진 예술세계, 과거에서 보내오는 그 미세한 전파를 감지하는 세 명의 인물들을 설정해 작가만의 방식으로 백남준을 위한 디지털 제의를 드리고 있다.

우종덕(1969~)의 ‹다다익선›(2020)은 백남준의 ‹다다익선›이 CRT모니터를 이용한 미디어설치 작품으로 숙명적으로 시간성을 가지며 보존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에 주목한 영상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다다익선›의 설치와 보존 복원을 앞둔 보존과학자의 고민과 관련 아카이브 영상에 기반한 신작을 선보인다.

조영주(1978~)의 ‹테크네&뮤지케›(2022)는 ‹세계와 손잡고›의 영상에 나오는 백남준, 머스 커닝햄, 요셉 보이스 같은 작가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펼친 퍼포먼스가 위성중계기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에 주목한 미디어 퍼포먼스 작품이다. 백남준이 즐겨 연주하던 김순남의 ‘초혼’을 작가의 청년 시절을 상징하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다른 장소에서는 위성중계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 연주에 맞춰 세 명의 무용가가 퍼포먼스를 펼친다. 그리고 이 춤이 다시 연주자의 공간에 실시간으로 위성 생중계되면서 음악과 퍼포먼스가 서로 소통하는 현장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이은주(1945~)는 예술가들의 인물사진을 촬영하는 작가로 백남준의 활동과 작품에 관한 독자적인 사진을 촬영했고, 그동안 볼 수 없던 미공개 사진 아카이브와 백남준이 멀리서 온 친구를 위해 한 손으로 연주 해주던 한국의 대중가요, ‘울 밑에 선 봉선화’, ‘신라의 달밤’ 같은 곡들을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전시했다.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후원: (주)세아제강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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