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코드》는 역량있는 청년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동시대미술의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의미있는 프로젝트이다. 1999년 《전환의 봄》으로 시작된 대전시립미술관의 청년작가지원전은 24년 간 140여명의 주목할 만한 신진작가들을 소개했다. 이번 《넥스트코드 2022》에서는 대전.충남 지역에 연고가 있는 39세 이하의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공모와 외부전문가 심사를 병행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동시대적 미감과 작품성이 돋보이는 김소정, 김은혜, 김현석, 백요섭, 장철원 5인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매끄러운 디지털기기들과 ‘좋아요’에 둘러싸인 시대를 살고 있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매끄러움이 현재의 징표라고 언급한다. 무한한 긍정의 매끄러움은 상처를 입히지 않고 어떠한 저항도 없지만 쾌적함과 만족감 외에 다른 어떤 이면도 없다. 그것은 현재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내게 맞서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넥스트코드 2022》에 전시되는 청년작가 5인의 작업은 ‘매끄럽지 않은’ 작업들이다. 이들은 타자의 권위에 저항하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긁고 다시 덮기를 반복한다. 또한 가늘게 응시하고 불확실성을 향유하며 현재를 성찰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김소정은
동양화의 기록화적 특징으로 망각된 사건, 대상들을 되짚으며 이를 섬세한 먹의 농담으로 단단하게 새긴다. 김은혜는 광고, 유튜브, 일상의 사물들을 재가공하여, 언어와 권력, 매체성에 대해 발언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김현석은 첨단기술의 시대에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동시대성을 다각도로 탐색한다. 백요섭은 경험과 기억이 축적되는 방식, 서로 연결된 감각적 기억의 파편들을 소환한다. 장철원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원리를 관찰하여, 그것에서 추상해낸 구조들과 불확실성 사이를 오간다.
참여작가: 김소정 김은혜 김현석 백요섭 장철원
출처: 대전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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