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 작가는 잦은 이동 속에서 본인을 둘러싼 장소와 언어가 계속 바뀌던 와중, 서울에 정착하게 되었다. 작가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색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서울에 정착한지 1년 째되던 해 작가는 콘크리트바닥에 넘어지며 무용가의 꿈이 무너졌다. 이 후 미술학교에 입학하며 혼돈은 더욱 심해졌고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늘 새롭게 느껴졌다고 한다.
나의 시선은 로드 뷰의 화살표가 땅을 스치듯 가벼울 때도, 노스탤지어와 트라우마가 뒤섞여 어딘가에 강하게 머무르기도 했다.
내게 작업은 시선을 반영하는 통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시선이 머무르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그 시선을 더욱 치밀하게 감각하여 화면에 옮기는 것이다. 그 작업들이 모이면, 나의 시선 기저의 부적응, 노스탤지어, 트라우마, 또는 사랑이 발견된다.
-작업노트 中-
이번 전시에서는 로드뷰 이미지 및 작가 본인의 사진을 페인팅의 소스로 활용한다. 길에서 마주한 자연, 항공뷰 등을 다루며 이는 잦은 이동을 겪으며 살아온 작가의 삶의 태도와도 관련이 있다.
작가는 이미지를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림 안의 요소를 일부 차단하기 위해 잉크젯 프린트한 뒤 수정하거나 극도로 클로즈업하는 등의 방식을 취한다. 가공을 거친 장면은 정밀한 구조성이 지워지고, 다소 추상화된 결과물로 나타난다.
참여작가: 김재윤 @ban_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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