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는 읽기 Unread Reading》는 난독(難讀)이라는 김재우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언어의 불완전함을 탐구하는 전시이다. 종이에 인쇄되고 기술된 문자 언어, 이를 독해하는 읽기 행위 자체에 대해 골몰해 온 작가는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영역을 ‘틈(gap)’으로 규정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언어로 자신을 설명할 수 없었던 경험, 문자로부터 배제되고 그로 인해 침묵하게 된 시간을 작업의 형식 실험으로 녹여낸다. 책, 신문, 필름, 알파벳 큐브, 그리고 수어(手語)를 매체 삼아 언어와 읽기라는 행위를 해체한다. 봉인된 책, 왜곡된 활자, 문장을 흩어지고 재조립된 문장을 담아낸 그의 사진은 난독이라는 읽을 수 없음의 상태를 물리적으로 구현한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문자 언어의 해독 불가능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더 나아가 ‘읽지 않는 읽기’라는 새로운 읽기의 방식을 제시한다. 이처럼 김재우의 작업은 사진이라는 시각 매체를 통해 언어와 읽기의 한계를 생각하게 하며, 또 다른 읽기 경험을 제공하며 언어가 한계 짓는 세계를 확장한다.
참여작가: 김재우
출처: 그블루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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