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박 개인전: 써언덕모티

공간:일리

2022년 5월 14일 ~ 2022년 5월 29일

어머니와 경상남도 함안군 칠북면으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성묘를 가는 길의 대화.

나 “엄마~나 이번에 미신이나 종교적인 걸로 개인전 할라고~엄마는 어릴 시절에 뭐 생각나는 거 없나?”
엄마 “어릴 때? 뭐 생각나는 게 있을라나?”

마산 셋째 이모집에서 출발해 엄마의 고향 칠북으로 들어서는 초입이 되었다. 운전을 하시던 어머니는 순간 생각에 잠기시더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셨다. 

엄마 “저 쪽이 누구네 집이었고 저기는 누구네 논이었고..그라고 저 길이 내 어릴 때 언니들하고 손잡고 학교갈라고 넘어 다니던 그 산길이다~마이 변했네 진짜 마이 변했어.
나 “어릴 때는 이모들 다 사이좋았네?(웃음)”
엄마 (웃음) “옛날에 저 산등성이가 써언덕모티라고 해가지고 귀신도 나오고 여우도 나온다고 해서 진짜 무서웠다 아이가~ 밤마다 무서븐 소리 들리고~”
나 “엄마 어릴 때 외할머니 굿하는 것도 보고 그랬는데도 무서웠다고?”
엄마 “그거랑 그거랑 같나~(웃음)” 

(중략)

엄마 “귀신이 소리를 낼 정도면 원한이 깊겠제~그때는 땔감 구한다고 거의 민둥산이었다~ 근데 동네사람들이 집에 쓰레기나 썩은 것들 갖다버리고 그런 게 모여 있어서 아들 가지 말라고 소문 낸 걸 수도 있고~”
나 “그래서 거기 이름이 썩은덕모티? 써언덕모티? 인가?”
엄마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써언덕모티에 가까운 거 같네~근데 이런 이야기들이 니한테 도움은 되나?”
나 “당연하지~ 너무 많이 도움되지. 그라고 엄마 맨날 나한테 하라고 했던 미신들도 생각날 때마다 다시 알려줘봐”

참여작가: 김이박

출처: 공간: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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