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공간 공작새방에서 2025년 11월 7일부터 11월 29일까지 노충현 작가와 김민조 작가의 2인전 《서리》가 열립니다.

매일같이 오가며 지나쳤을 법한 풍경을 충실히 담은 듯 보이는 노충현의 공간은 실은 본 것과 느낀 것, 익숙함과 낯섦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어스름하고 흐릿한 색채, 소리와 움직임을 빨아들인 고요하고 정적인 화면을 통해 시각적 사실의 표면 아래 감춰진 정서와 의미, 정황과 맥락을 불러냅니다.

김민조는 도시 풍경이나 일상적인 사물을 매개체로 하여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기억과 상념을 덧씌웁니다. 차갑고 축축한 공기, 목적과 방향성이 탈루된 장면들은 묻혔던 감각들을 일깨우고 어두운 이면과 깊숙한 내면을 일순간 떠오르게 합니다.

모르는 사이 이편에 스며들었다가 꿈같이 저편으로 녹아버리는 ‘서리’처럼, 보이지 않던 세계가 드러나는 찰나의 순간, 인식하자마자 증발하고 소실되는 순간을 관조적이고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두 작가의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여작가: 김민조, 노충현
글: 이자켓
전경 사진: 조준용 CJY Art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