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연 개인전 : 시옷 Siot

일우스페이스

2020년 3월 4일 ~ 2020년 4월 22일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은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 로비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一宇SPACE)에서 권도연(40) 개인전 <시옷(Siot)>을 개최한다. 권도연 작가는 2019년 2월, 제10회 일우사진상에서 출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20년 3월 4일(수)부터 4월 4일(토)까지 일우스페이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고학>, <섬광기억> 등의 작업을 통해 물질과 기억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 뿐 아니라 최근 신작 북한산 들개를 대상으로 한 <북한산> 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 일우사진상 심사위원단은 권도연의 이 작품이 유기견으로 전락하기 이전 이 동물에 대한 슬픈 기억을 환기시키며, 애잔함과 우수를 흑백사진의 ‘고전적’ 미학으로 승화시켜 낸 점을 높게 평가하였다.

<북한산> 시리즈는 권도연 작가가 집 근처의 북한산의 현장 조사를 시작하면서 발견한 야생화된 들개를 촬영한 시리즈이다. 북한산에 융화되어 적응하며 변모하는 들개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과 소통하던 ‘개’의 존재가 서로 위협적인 존재로 변하고 대치하는 장면을 포착한다. 이러한 장면을 윤원화 비평가는 “인간이 점유한 영토로서 북한산이 개들을 환대하지 않듯이, 개들이 점유한 영토로서 북한산은 인간을 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산에서 개들을 박멸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입산을 전면 금지하고 인간을 몰아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다. 인간과 개는 서로의 거울상처럼, 오래된 암반으로 이루어진 산을 밟고 다니며 그 산의 풍경이 의미하는 바를 조금은 바꾸어 놓는다.”고 말한다. 권도연의 작품이 북한산이라는 장소적 의의 뿐 아니라 그 곳에 서식하는 개들이 인간과 갖는 관계에 주목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단지 개의 초상일 수도 있다. (권도연) 작가는 개들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인간에 가깝게 의인화되거나 거꾸로 지나치게 인간과 무관한 풍경으로 자연화되지 않을 수 있는 어떤 적절한 거리를 찾기 위해 애썼는데, 왜냐하면 이 개들은 진실로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위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개들은 익숙한 풍경을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변형시킨다.”는 윤원화의 비평에서 권도연의 작업이 풍경과 초상 그 사이의 투쟁과 사건을 발견할 수 있다. 

권작가는 2018년 <섬광기억> 시리즈를 진행해왔다. 이 작업은 작가의 어린 시절 집의 헌 책방에서 모아온 책들로 만들어진 작은 도서관에서 시작된다. 본인의 소중한 공간이 홍수가 난 이후 문장을 읽기도 어렵게 뭉개지고 망가진 책 덩어리들에서 어둡고 퀴퀴한 곰팡이 냄새, 물비린내로 가득해진 것을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며, 작가는 “완벽하고 독립적이고 투명한 작은 세계. 그곳에서 나는 책 속의 모든 언어가 합쳐진 하나의 단어를 상상하곤 했다.”고 회상한다. 비평가 방혜진은 권도연 작가의 <섬광 기억> 시리즈가 “자가당착에 직면한 하나의 불안한 대응이자 자구책이다. 그가 기록하는 대상은 현실이 아니다. 그렇다고 엄연히 가상에 속하는 세계를 강렬하고 환상적인 미장센으로 구축하는 데 주력하는 연출 사진과도 궤를 달리 한다.”고 말한다.

권도연 작가는 이러한 신작 시리즈 작업 뿐 아니라 <고고학>, <개념어 사전> 등의 일련의 시리즈를 통해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휴머니즘과 그 주변 광경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 권도연 작가의 <시옷(Siot)>에서 권도연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에서 주최, 주관하는 일우사진상은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지닌 유망한 사진가들을 발굴해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세계적인 작가로 육성하고자 2009년에 처음 제정되었다. 2019년 제10회 일우사진상 공모에는 국내의 열정적인 사진작가들이 대거 응모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각 부문 수상자는 사진과 현대미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심사위원단이 1차 심사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통해 선정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서 참가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국제심사위원단에게 한국의 역량 있는 작가들을 알릴 수 있었다.

출처: 일우스페이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권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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